한중 상호답방 완료…한일 ‘셔틀외교’ 정례화
한미 ‘쿠팡 문제·대미 투자’ 관리는 과제
남북 대화 단절 고착화…中 ‘우회 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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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실용외교를 기치로 ‘정상외교의 정상화’에 나섰다.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대중 관계를 개선하며 한일 셔틀 외교를 정례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이재명 정부는 지난 1년 ‘정상외교의 정상화’에 주력했다. 12·3 비상계엄으로 실추된 국제사회의 신뢰를 시급히 회복해야 하는 한편, 한미 동맹을 강화와 대중 관계 개선, 한일 셔틀 외교 복원이라는 고차방정식까지 풀어야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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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외교’를 앞세워 성과내기에 주력했다. 정권 출범 후 147일 만에 한미 정상 상호 방문을 완성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치열한 관세 협상 끝에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Joint Fact Sheet·JFS)를 발표했다. 특히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와 핵연료 농축·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는 것에 대한 미국의 공개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이달 초엔 이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 측 정부 대표단이 방한에 서울에서 JFS 실무협의가 첫 발을 떼기도 했다.
지난 정부 단절됐던 한중 관계도 전면 복원됐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만에 국빈 방한했고,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9년 만에 국빈 방중했다. 양국은 경제·민생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는데, 요소수 사태 재발 방지 등 공급망 협력에 주력하고, 소비재와 서비스·콘텐츠 분야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일본과는 취임 후 일곱 차례의 한일 정상회담과 회동을 통해 양국이 격의없이 소통하는 ‘셔틀외교’를 조기 복원하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기조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미국의 통상 압박과 중동 전쟁에 따른 자원 부족 등 공통의 현안을 마주하면서 첨단 공급망과 기술 분야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뿐 아니라 남아공, 인도, 이집트, 브라질 등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도 협력의 물꼬를 텄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과 적극 협력하며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사이에서 한국의 입지를 공고화했다. 과거 ‘건설·토목’ 중심 협력에 그치는 관계였다면, 한국의 AI 기술력과 중동의 자본·에너지 인프라를 합쳐 글로벌 첨단 시장을 함께 개척하는 ‘AI 및 첨단 기술 동맹’으로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중동 전쟁으로 자원 문제가 현실화하자 두 차례 중동 특사를 파견해 2억 7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도입하고 최대 210만톤의 나프타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지난 1년간 14개국을 순방하며 12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정상 간 통화 39회, 외국 정관계·재계인사 만남 26차례를 소화하며 숨 가쁜 나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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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 |
이재명 정부는 올해도 순방을 통한 양자외교와 국제회의 참석 등 다자외교에 적극 나서며 실용외교 노선을 걸을 전망이다. 다만 임기 전반기를 관통할 과제로 ‘대미 통상·안보 문제 관리’와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문제 돌파구 마련’이 꼽힌다.
첫번째는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거래 외교’ 기조 속에서 한미 동맹의 관리 요소가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최근 한미 관계는 안보 현안을 넘어 경제 현안을 두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정부의 징계 절차를 두고 미국 정부가 김범석 의장에 대한 신변 보호를 요청하며 한차례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관련 문제를 미국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징계 결과를 놓고 다시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대미 투자 이행 역시 관건이다. 올해 초 미국 측은 한미 JFS 발표 이후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가 지연되자, 관세 재인상 카드로 경고성 압박을 가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세부 사안에 대해 미국과 협의를 시작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투자 집행이 지연될 경우 미국의 불만이 재차 나타날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통상·사법적 마찰이 안보 협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같은 이견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면서 안보 협상력을 지켜내야 하는 복합 방정식을 풀게 됐다.
한반도 평화 문제 또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접경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 평화 조치를 시행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갈수록 냉담하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공식화하고 핵보유 정당성을 강화하며 철저한 선긋기에 나섰다. 남북 대화는 물론 북미 대화의 가능성도 급속히 줄어들면서 과거와 같은 직접적인 남북 교류는 사실상 동력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정부는 ‘북핵 고도화 중단-축소-폐기’로 이어지는 비핵화 3단계 해법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주변국을 통한 우회 외교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8~9일 시진핑 주석의 북한 평양 방문을 계기로 고착된 남북 관계를 풀 ‘중국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북·중·러 밀착 흐름 속에서도 우리 정부가 중국의 건설적 관여를 유도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