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 덮친 증시…코스피 7600선 추락, 환율 금융위기 후 최고 [투자360]

-개장 3분 만에 서킷브레이커…코스닥도 매도 사이드카
-美 반도체 쇼크·금리 인상 우려에 외국인 매도세
-삼성전자 장중 30만원·SK하이닉스 200만원선 붕괴


급락장에 코스피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12.50포인트(1.38%) 내린 8048.09에 개장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송하준·김벼리 기자] 국내 증시가 8일 미국 반도체주 급락과 원·달러 환율 급등이라는 이중 악재에 휘청였다. 코스피는 장중 7400선까지 밀리며 8000선을 내줬고, 원·달러 환율은 1555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유가증권시장에는 개장 3분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 전반에 투매 양상이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2.50포인트(5.91%) 내린 7678.09에 거래됐다. 지수는 개장 직후 8000선을 내준 데 이어 장중 한때 7400선까지 밀리며 낙폭을 확대했다.

급락세가 이어지자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 3분 42초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만3000원(6.99%) 내린 30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30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7만7000원(3.72%) 내린 199만3000원에 거래되며 장중 200만원선을 내줬다.

이 밖에 SK스퀘어(-6.20%), 현대차(-8.00%), 삼성전기(-2.39%), LG에너지솔루션(-4.95%), 삼성생명(-8.85%), 삼성물산(-9.23%), HD현대중공업(-4.07%)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닥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57.35포인트(5.72%) 내린 945.09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오전 9시 6분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증시 급락 배경에는 미국발 긴축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고용은 17만2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고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특히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6.20%, 마이크론은 13.25% 하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0.26% 폭락했다. 반도체 업황과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매도세가 집중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국내외 반도체주의 연쇄적인 급락이 주는 심리적 부담감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중 매크로와 실적, 수급 이벤트를 통해 냉각된 투자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반전의 실마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도 증시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시작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월 말 이란전쟁 발발 이후 치솟은 환율은 최근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 등에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14거래일 연속 1500원을 넘겼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말~1998년 초 49거래일 연속 1500원대 종가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이란전쟁 발발 직후였던 3~4월(9거래일 연속)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2~3월(11거래일)도 넘었다.

월평균 환율 또한 이란전쟁 직전인 2월 1448.4원에서 3월 1492.5원으로 급등한 뒤 4월 1485원으로 소폭 내렸다가 지난달 다시 1491.3원으로 올랐다. 6월(5일까지) 평균 환율은 1522.4원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은 최근 경제 상황에 비춰 현재 환율 수준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고환율 국면이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면 위험한 나라였지만 지금은 자발적으로 거주자자 해외로 자금을 내보내 대외자산을 쌓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파른 환율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