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으로 상속세 내면 절반만 내손에…‘상속감자’ 활용할 만 [HeralDeep-이보소]

재산 70억에 예상 상속세만 12.4억원
배당 활용 상속세 납부, 소득세 부담 가중
연납·물납 한계 뚜렷…현금 확보 관건

상속세 납부·경영권 유지 위한 설루션
법인명의 생명보험으로 현금재원 마련
‘상속감자’로 양도차익 없이 절세 기대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비상장기업을 운영하는 김 대표(67)는 최근 거래업체 한 대표의 갑작스러운 유고 소식을 듣고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20년 넘게 함께 일해 온 동료였다. 한 대표의 가족은 수십억원의 상속세 걱정과 경영권 분쟁 사이에서 힘들어했다. “남의 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김 대표 역시 20년 전 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한 회사를 지금의 50억원 규모로 키웠다. 아파트 25억원과 금융자산 5억원까지 합치면 상속재산은 70억원. 배우자(60)와 아들(37), 딸(30)에게 남기는 순간을 떠올리자 막막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이 50%라는 사실도, 회사가 성공할수록 세금이 더 무거워진다는 역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내가 갑자기 자리를 비우면 가족이 세금 낼 돈을 어디서 구할까.”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의 4배다. 특히 비상장기업 경영인은 자산의 80~90%가 주식과 부동산에 묶여 있어, 막상 상속이 일어나면 세금 낼 현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지분을 팔면 경영권이 흔들리고, 법인에서 배당으로 돈을 빼면 절반 가까이가 세금으로 빠져나간다. 상속세 신고 기한은 고작 6개월. 준비 없이 맞닥뜨리면 회사도 가족도 함께 무너진다.

이 딜레마를 푸는 설루션으로 ‘상속감자’가 꼽힌다. 법인 명의 생명보험으로 미리 현금 재원을 마련해 두면 지분 매각 없이도 안정적 승계가 가능하다는 조언에 김 대표도 가족과 직원을 위해 지금부터 상속감자를 준비하기로 했다.

Q. 한 대표와 같이 경영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A. 경영 공백과 상속세 납부 문제가 한꺼번에 닥칩니다. 상속세는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안에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시간이 넉넉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장례와 재산 조사, 평가, 공제 계산, 신고서 작성까지 거치면 실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훨씬 짧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영인 자산이 회사 주식과 부동산에 묶여 있다는 점입니다. 현금이 턱없이 부족하니 급하게 지분을 팔게 되고, 이 과정에서 외부 자본이 들어와 경영권이 흔들립니다. 상속인 사이에 이해관계 충돌까지 겹치면 회사와 가족이 동시에 무너지는 전형적인 ‘기업 잔혹사’가 반복됩니다. 상속의 본질은 “세금이 많다”가 아니라 “세금 낼 현금이 없다”로 요약됩니다.

Q. 제 회사 주식은 상장도 안 됐는데, 상속세 계산할 때 어떻게 가치가 매겨지나요?

A. 비상장주식은 시장가격이 없기 때문에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라 법에서 정한 계산 방식으로 평가합니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순손익가치)과 지금 보유한 재산(순자산가치)을 3대 2로 가중평균하는 방식입니다.

손익가치는 회사가 최근 3년간 벌어들인 순이익의 평균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매년 10억원씩 이익을 내는 회사라면 수익력만으로 이미 100억원의 가치로 평가되는 구조죠. 순자산가치는 회사가 지금 가진 재산에서 빚을 뺀 금액을 주식 수로 나눈 값입니다.

예를 들어 자본금 5억원(액면가 5000원·10만주)짜리 회사가 매년 10억원의 이익을 낸다면, 세법상 주당 가치는 액면가의 16배인 약 8만원으로 불어납니다. 회사는 그대로인데 세법이 매기는 가치는 16배가 되는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성공할수록 주식 가치가 가파르게 올라 상속세 부담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익이 날수록 승계는 어려워진다”는 역설에 부딪히게 됩니다.


Q. 그럼 저의 경우, 지금 상속이 일어나면 세금이 얼마나 나올까요?

A. 먼저 상속재산 70억원에서 세금이 매겨지지 않는 공제액을 뺍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에게 물려주는 몫을 고려한 배우자공제 30억원, 금융재산공제 1억원을 더하면 총 공제액은 36억원입니다. 이 공제액을 뺀 34억원이 실제 세금이 매겨지는 ‘과세표준’이 됩니다.

여기에 세율을 적용합니다. 현행 상속세법은 과세표준 30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에 최고세율 50%를 매깁니다. 계산 결과 산출 세액은 약 12억4000만원. OECD 평균 상속세율이 1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4배 가까이 높은 셈입니다. 일본(55%)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미국(40%)·독일(30%)과 비교해도 압도적입니다.

Q. 상속세는 꼭 현금으로 내야 하나요? 다른 방법은 없나요?

A. 원칙은 현금 일시납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대안으로 연부연납과 물납이 있는데 각각 한계가 뚜렷합니다.

연부연납은 일정 기간에 걸쳐 세금을 나눠 내는 방식입니다. 세액이 2000만원을 넘으면 담보를 제공하고 최대 10년(가업상속은 20년)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지만, 시중은행 대출 금리 수준의 이자(가산금)를 매년 부담해야 합니다. 물납은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대신 내는 방식인데, 비상장주식은 허가 자체가 까다롭습니다. 허가를 받더라도 정부가 공매로 처분할 때 가치가 낮게 평가돼 상속인에게 불리합니다.

특히 물납한 주식을 경쟁사나 사모펀드가 낙찰받으면 경영권을 통째로 빼앗길 수 있습니다. 담보대출이나 부동산 매각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급매에 따른 가격 하락이나 상속재산가액 상향 평가로 오히려 상속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Q. 그러면 회삿돈으로 내면 되지 않나요? 배당으로 빼서 세금 내면 간단할 것 같은데요.

A. 계산해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배당소득은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돼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최고세율 49.5%(지방소득세 포함)가 적용되면 법인에서 12억원을 배당으로 빼도 상속인 손에는 약 6억원만 남습니다. 6억원 가까이가 소득세로 사라지는 겁니다.

반대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12억4000만원의 상속세를 온전히 내려면 법인에서 얼마를 빼야 할까요. 세금 49.5%를 제하고도 12억4000만원이 남아야 하니 약 24억5000만원을 배당으로 빼야 합니다. 회사가 20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 올린 유보금의 절반 가까이가 한 번에 세금과 납부 재원으로 증발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금융소득 증가로 건강보험료까지 오르는 2차 부담이 따라옵니다.

Q. 그럼 배당 말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속감자’가 해법이라는데, 정확히 어떤 방식인가요?

A. 배당 대신 쓸 수 있는 방법이 상속감자입니다. 상속받은 주식을 상속인이 회사에 되팔고, 회사는 그 주식을 소각하는 방식이죠. 핵심은 세법상 ‘취득가액’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있습니다. 보통 주식을 팔면 샀을 때 가격과 팔 때 가격의 차이, 즉 양도차익에 세금을 매깁니다. 그런데 상속받은 주식은 다릅니다. 상속인이 이미 상속세를 내고 받았기 때문에, 세법은 ‘사망 시점의 평가액’을 상속인이 새로 산 가격(취득가액)으로 인정해 줍니다.

이 점이 상속감자의 절세 효과를 만듭니다. 상속인이 상속받은 주식을 같은 평가액으로 회사에 되팔면 산 가격과 판 가격이 사실상 같기 때문에 양도차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양도소득세율은 일반주주 22%, 대주주 27.5%(지방소득세 포함)지만, 세금이 매겨질 차익 자체가 없으니 실제 세 부담도 0에 가깝게 떨어지는 구조입니다.

결과적으로 법인에서 12억4000만원을 꺼내도 상속인 손에 그대로 12억4000만원이 남아 상속세 납부에 바로 쓸 수 있습니다. 배당 방식과 비교하면 법인 자산 유출을 약 12억원 방어하는 셈이죠. 여기에 부가 효과도 있습니다. 상속인이 받은 주식을 소각하면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 남은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집니다. 김 대표의 경우 아들에게 가업을 승계할 계획이라면, 외부 매각 없이 상속감자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가족 지분과 지배력이 자연스럽게 공고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Q. 상속감자는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A. 통상 2~3개월이 걸립니다. 절차는 여섯 단계입니다. 먼저 ▷세무 검토와 재원 확인(1~2주) ▷이사회 결의(1주 이내) ▷주주총회 승인(2주 이내)을 거칩니다.

그다음이 핵심인데, 회사가 자본금을 줄이거나 자기주식을 취득할 경우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 1개월 이상의 이의 제출 기간을 의무적으로 둬야 합니다. 법적으로 단축이 불가능한 구간입니다. 이후 대금 지급과 주식 소각, 자본금 변동이 있다면 감자 등기(1~2주)까지 마무리해야 합니다.

상속세 신고 기한이 6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망 이후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빠듯합니다. 주주 간 이해관계 조정, 비상장주식 시가 산정, 매입 재원 확보 등에 시간이 더 걸리면 3개월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경영인이 건강할 때 미리 구조를 설계해 두지 않으면 실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렵습니다.

Q. 실행 전 반드시 챙겨야 할 게 있다면요?

A.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시가의 적정성입니다. 회사나 특수관계인과 거래하면서 시가보다 낮거나 높게 책정하면 ‘부당행위계산부인’이 적용돼 예상치 못한 세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외부 평가가 필수인 이유입니다. 둘째, 거래 구조의 이해입니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의제배당’으로 전환돼 양도소득세가 아닌 49.5% 배당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절세 효과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어 세무 전문가와 구조를 꼼꼼히 설계해야 합니다.

셋째, 사후 세무 리스크입니다. 가족 간 저가 양도나 고가 매입은 사후 세무조사의 주요 대상입니다. 거래 당시에는 문제없어 보이더라도 수년 뒤 세무당국 판단에 따라 증여세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Q. 절차와 주의점은 알겠는데, 결국 돈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 아닌가요?

A. 바로 그 지점에서 법인 생명보험이 실전 해법으로 쓰입니다. 상속감자 구조를 아무리 잘 짜 놓아도 회사에 주식 매입 대금이 없으면 모든 계획이 공염불입니다. 경영인 개인이 건강할 때 법인 명의로 생명보험에 미리 가입해, 유고 시 보험금이 법인으로 지급되도록 설계해 두는 방식이죠.

구조는 간단합니다. 계약자와 수익자는 법인, 피보험자는 대표로 설정합니다. 법인이 보험료를 내고, 대표 유고 시 보험금이 법인으로 들어와 상속감자의 주식 매입 대금으로 곧바로 쓰입니다. 대표 개인이 아닌 회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고액의 상속세에도 대응할 수 있는 규모로 자금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식의 전환입니다. 상속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회사 차원에서 미리 대비하는 것이죠. 세무 구조를 잘 짜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필요한 시점에 확실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갖춰야 회사도 가족도 지킬 수 있습니다.

Q. 법인 생명보험도 종류가 다양한데,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하나요?

A. 현장에서는 종신보험과 경영인정기보험 두 가지를 함께 쓰는 것이 표준 전략입니다. 상속은 시점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 발생하더라도 확정적으로 현금이 지급되는 구조를 갖추는 게 핵심입니다.

종신보험은 피보험자의 사망 시점과 관계없이 반드시 보험금이 지급됩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상속’에 대비하는 장기 축인 셈이죠. 보장이 평생 이어지고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는 보험계약대출을 활용할 수도 있어 유연성도 확보됩니다.

경영인정기보험은 10년, 20년 등 정해진 기간에만 보장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큰 보장금액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경영인의 나이가 올라가거나 가업 승계가 가시화되는 시기 등 상속 가능성이 집중되는 구간을 효율적으로 커버하는 단기·중기 축입니다. 세법상 요건을 충족하면 납입 시점에 보험료가 전액 손비로 인정돼 법인세 절감과 과세 이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두 상품은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입니다. ‘언제든 대비하는 구조(종신)’와 ‘특정 기간을 집중 대비하는 구조(정기)’를 함께 설계할 때 비로소 기업은 상속세 부담을 관리하면서도 지분 매각 없이 경영권을 지키고 안정적인 승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만 경영인정기보험의 손비 처리는 세법 요건과 과세관청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반드시 세무 전문가 상담을 거쳐야 합니다. 회계 처리도 외부회계감사 대상 기업과 소규모 기업 간 차이가 있어 회사 규모에 맞는 검토가 필수입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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