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 일파만파…與野 국조는 공감, 특검은 글쎄

한병도 “내주 본회의서 국조특위 의결”
장동혁 “정청래, 당장 특검 논의하자”
특검·재선거 각론 놓고도 마찰 불가피
선관위 위철환 대행체제 진상조사위 가동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양대근·박병국·윤채영 기자]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여야가 앞다퉈 신속한 진상규명과 선거관리 개혁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특검·재선거 등 각론을 두고서는 뚜렷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주 즉각 본회의를 개최해 (투표용지 부족) 국정조사 계획서를 보고하겠다”면서 “내주 본회의에서 곧장 의결해 최단기간 내 특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한 원대대표는 이어 “선거관리체계의 전면적 개혁을 위해 공직선거법과 선관위법 개정에도 곧장 착수하겠다”며 “이를 위해 국정조사와 별도로 선거제도 개혁 TF(태스크포스)를 조속히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국정조사 대상에 대통령과 청와대를 넣으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무책임한 선동 정치를 그만두라”면서 “내일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즉시 원 구성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윤창빈 기자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결국 전국 재선거밖에 없다”면서 “국회도 재선거와 특검에 필요한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하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금이라도 당장 특검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장 대표는 사전투표에 대해서도 “후보자들의 투표 수와 득표율이 동일하게 나온 것도 전부 사전투표에서 나왔고,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 역시 사전투표가 그 원인 가운데 하나”라면서 “선관위 직원들조차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이 사전투표 폐지를 막는다면 다른 이유가 있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사전투표와 ‘부정선거’를 연계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여야는 전날 국회 의안과에 나란히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조사 기간과 범위, 위원 배분, 위원장 몫을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돼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국조특위 위원을 여야 9명씩 동수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제1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의석 비율대로 위원을 선임해야 한다고 요구서에 명시했다.

특검·재선거와 관련해서도 양당의 견해차가 뚜렷하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회 간담회에서 “국조든 특검이든 필요한 것을 하겠다는 게 공식입장”이라면서도 “난데없이 (야당이) 대통령과 청와대를 끌어들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일부 당권파를 중심으로 ‘전면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중앙일보 정치 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재선거는 법적으로 당락에 영향 미칠 정도의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 6만표 이상 벌어져 현실적으로 영향 미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구의원·시의원·비례대표는 (재선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서울 지역 일부 투표소를 대상으로 선거 일부무효 소청 절차에 착수하겠다”면서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에서 선별적으로 재선거를 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측은 재선거는 법원이 판단할 몫이며 정치권이 임의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선 본투표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례가 기존 50곳에서 91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전날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가운데 140개 투표소에 투표용지를 추가로 송부했고, 이 중 91개 투표소에서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해 추가로 받은 투표용지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주말 동안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서울은 42곳으로 늘었고, 경기 23곳, 충북·전북 각 1곳, 전남·경남 각 2곳 등 기존에 확인되지 않았던 추가 사례가 발견된 것이다.

선관위는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10일부터 19일까지 ‘투표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를 운영한다. 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되며, 조현옥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투표용지 인쇄·배정·수급관리 등 전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대법원이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하면서 위철환 상임위원이 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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