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최전선에 설 것”…서른번째 BIFAN, 영화의 미래를 품다

내달 2일부터 11일간…50개국 421편 참여
섹션 대대적 개편 “장르 영화제 색채 강화”
AI 부문·숏폼으로 ‘확장’…갈라 섹션 신설


송승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총감독이 9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서른이라는 분기점은 미래를 향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도약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장미희 BIFAN 조직위원장)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가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아 ‘뉴 에라 뉴 스킨(NEW ERA NEW SKIN, 새로운 시대 새로운 피부)’이라는 슬로건 아래 또 한 번의 변화와 혁신을 꾀한다. 주변 환경에 맞춰 자유롭게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인공지능(AI) 등 거세게 몰아치는 변화 앞에서 유연하게 진화하는 BIFAN의 정체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장미희 BIFAN 조직위원장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린 제30회 BIFAN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 30년간 BIFAN은 주류와 비주류, 현실과 상상, 정통과 혁신의 경계를 끊임없이 허물어왔고, 이것이 BIFAN의 독보적인 정체성”이라면서 “올해도 새로운 시대에 AI와 첨단 기술, 그리고 영화적 상상력의 융합을 가장 매혹적인 방식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2일부터 11일간 부천시 일대에서 열리는 BIFAN에서는 50개국 421편의 영화가 관객을 기다린다. 장르 영화제라는 BIFAN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섹션도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제30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


기존 경쟁 부문은 ‘부천 초이스’라는 이름 아래 ▷월드 ▷코리안 ▷AI 영화로 세분화됐다. 비경쟁 부문 역시 BIFAN의 정체성과 장르적 색채를 극대화한 ‘B 익스트림’, 장르의 새로운 풍경을 제시하는 ‘판타스케이프’, 국내외 비경쟁 단편을 소개하는 ‘판타스틱 쇼츠’ 등으로 정비됐다. 올해 신설된 특별 갈라 섹션 ‘시그니처’를 통해서는 한국 장르영화 33편과 한국 여성 감독 장르영화 11편이 소개된다.

개막작은 독창적인 액션 연출로 주목받아 온 원화평 감독의 ‘표인: 풍기대막’이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을 담아냈다. 영화제 측은 “이보다 BIFAN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에 적합한 작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BIFAN은 오늘날 영화·콘텐츠 시장의 최대 화두인 AI와 숏폼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한다.

신철 BIFAN 집행위원장은 “오늘날 극장은 관람을 넘어 새로운 체험 공간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고, AI는 상상력의 한계를 허무는 창작 산업의 보조 엔진이 되고 있다”면서 “BIFAN은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방관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최전선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BIFAN은 지난 2024년 국내 영화제 최초로 AI 경쟁 부문을 신설했다. 일찍이 AI에 주목해 온 BIFAN은 올해도 개막식부터 AI 친화적 영화제로서 행보를 이어간다.

장미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이 9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송승환 BIFAN 개막식 총감독은 “올해도 최대 화두는 AI였다”면서 “지난해 ‘AI 묵시록’을 테마로 개막식이 진행됐다면, 올해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공연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AI 섹션에서는 기존 단편을 넘어 AI를 활용해 제작한 다양한 장편들이 관객을 만난다. 총 15편의 작품이 소개되는 AI 영화 국제 경쟁 부문 ‘부천 초이스: AI 영화’에는 이용석 감독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서태규 감독의 ‘프로토 타입’ 등 장편 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비경쟁 부문인 ‘AI 프론티어’에서는 터키 알칸 아브즈올루 감독의 102분 분량 AI 장편 영화 ‘진실은 하나가 아니다’가 국내 최초로 상영된다.

숏폼 콘텐츠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플랫폼 기획전: 숏폼 시네마’도 마련됐다. 이준익 감독의 ‘숏드(쇼츠와 드라마의 합성어)’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아버지의 집밥’도 이번 BIFAN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 밖에도 정주 감독의 ‘방과 후 퇴마클럽: 소녀들의 밤’, 이원석 감독의 ‘사랑하는 죽음’, 김성호 감독의 ‘와인드업: 더 무비’ 등의 숏폼 작품들이 극장에서 상영된다.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숏폼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BIFAN 기획전을 통해 네 편의 작품을 소개하게 됐다”며 “새롭게 등장하는 뉴미디어와 새로운 매체를 영화제로 끌어들이는 시도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이날 레진스낵을 통해 “손바닥 안에서 보던 숏폼이 거대한 극장 스크린으로 펼쳐질 때의 그 신선한 충격과 낯설고도 압도적인 몰입감을 온몸으로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라며 영화제 초청 소감을 밝혔다.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맨 왼쪽)이 9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아울러 영화제는 서른 번째 축제를 맞아 AI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부천 AI 콘텐츠 서밋’을 출범한다. AI 영화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AI 산업의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플랫폼이다.

관객과 창작자의 접점을 확대하고 도심 속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과 관객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 역할도 다. 관객 친화형 라운지 ‘FunFun(펀펀) 오락실’이 새롭게 조성되며, 다양한 장르의 장·단편 화제작들은 ‘찾아가는 동네 영화관’을 통해 지역 관객들과 만난다.

장미희 조직위원장은 “영화제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시민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면서 “도심에서 펼쳐지는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가 가진 본연의 힘은 물론, 관객과 깊은 정서적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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