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90선 돌파…급락우려 심리 반영
美·日 지수 하락 반면 韓 증시만 상승
증시급등한 9일, 공포지수도 사상최고
‘상승위험’ 민감한 투자심리 고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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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10일 하락 출발하며 전날 회복했던 8000선이 다시 깨졌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7870선을 기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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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유례없는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우려하는 ‘공포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통상 이 수치는 급락장에서 상승한다. 하지만 급등장에서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는 데에 더 이례적이다. 급등했더라도 재차 급락하리란 우려까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변동성 지수는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지난 3월 중동사태 이후 급등했던 변동성 지수는 최근 추세적으로 하향세이지만, 국내 변동성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비교해도 국내 증시가 최근 얼마나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 대비 19.04% 오른 91.23으로 마감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30일 기대 변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거래소가 2009년 4월13일 공식 발표를 시작했으며, 이날 처음으로 90선을 돌파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당시 종가 고점은 2008년 10월29일 기록한 89.30이었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코스피200이 향후 30일간 얼마나 크게 흔들릴지를 보여주는 기대 변동성 지수다. 시장이 예상하는 가격 변동 폭을 숫자로 옮긴 지표이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옵션 가격엔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변동 폭이 반영되기 때문에, 향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 VKOSPI가 올라가는 구조이다. 미국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VIX가, 일본에는 닛케이225 옵션 가격을 기반으로 한 닛케이 225 VI가 있다.
증시가 급등한 지난 9일 공포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급락과 급등을 포함한 양방향 변동성이 커진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코스피가 전날 급락한 데에 이어 하루 만에 급등하면서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옵션시장에 추가 반등에 베팅하는 수요와 다시 급락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헤지 수요가 동시 반영되면서 공포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과 일본의 변동성 지수 최고점도 증시 ‘급락장’에서 기록돼 있다. 미국 VIX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증시에 본격 반영된 2020년 3월16일 고점을 찍었다. 일본 닛케이225 VI는 일본은행(BOJ) 금리 인상 이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닛케이225지수가 12.4% 급락한 2024년 8월 5일이 고점이다.
올해 한미일 3개국 증시의 변동성 지수 추이를 봐도 차이가 드러난다. 지난 3월 중동발 전쟁 리스크가 증시를 덮친 당시 미국 VIX와 니케이225 VI는 각각 31.05(3월 27일), 57.00(3월9일)로 연고점까지 상승했다. 이후 두 지수는 하락세를 기록, 현재 각각 연고점 대비 60.9%, 56.9% 수준까지 떨어졌다.
VKOSPI의 추세는 다르다. 3월에 급등,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이내 다시 급등했다. 그 결과 현재 역대 최고치 수준까지 상승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주요국과 비교해 봐도 훨씬 더 극심한 변동성에 직면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하적으로 상승한 코스피 시장으로 인해 ‘상승위험’에 민감한 투자심리가 고조된 결과”라며 “미국 S&P500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도 VIX가 역대 고점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신흥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2010년 이후 VKOSPI가 미국 VIX를 하회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있었다”며 “리레이팅이 시작된 2025년 이후 VIX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모습은 코스피 레벨업 과정의 과도기 국면이자 정상화 흐름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한국 옵션 시장의 특수성도 변동성 지수의 민감도를 과도하게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연구원은 “코스피200 옵션 시장은 외국인 비중이 크고 옵션매도 등 전문적인 옵션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가 부재한데 이 구조가 급등락 국면에서 옵션 가격을 더 민감하게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