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美에너지장관 “호르무즈 통과 선박 매우 의미있게 증가 중”

‘배럴당 200달러’ 최악 시나리오 피한 유가에
“美 전략비축유 방출, 中 에너지 수입 자제” 설명
“에너지 가격 정상화에 수개월 걸릴 것” 전망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9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주최한 제1회 AI 챌린지 전국 챔피언 시상식 행사에 참여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가 “매우 의미 있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을 억제시키고,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에 대해 긍정적인 추이를 전하면서 국제유가는 하강세를 보였다.

라이트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주최한 ‘2026 글로벌 에너지 포럼’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이 1∼2주 전과 비교해 어떤 상황인지를 묻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충격에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등 30여개 국가가 전략 비축유를 방출했고, 최근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던 중국이 수입량을 하루 400만 배럴 정도로 낮췄다는 점을 유가 안정 국면의 주 요인으로 들었다. 라이트 장관은 중국에 대해 “그들은 전략 비축유 축적을 중단한 것”이라며 “비축분 일부를 방출하고 있고, 정유소 가동률을 낮춰 제품 생산량을 줄였고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영구적 변화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라이트 장관은 에너지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선박들이 우회하고 있고 일부 공급망이 바뀌거나 차질을 빚고 있어서 에너지 흐름이 정상으로 회복되려면 수개월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4월에도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정상화되는 데에는 종전 후 수개월이 걸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으나, 해당 발언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더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그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끝나는 즉시 휘발유 가격이 정상화될 것”이라 반박한 바 있다. 이후 라이트 장관은 에너지 가격 전망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으나 전쟁이 휴전에 접어든 이후에도 종전 협상에 이르지 못하고 장기화되자, 이번에 이 같은 전망을 다시 내놓은 것이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인한 타격을 “아무런 영향 없이 흡수한 것은 아니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대단하지 않게 겪었다”며 “이 사태의 반대편을 생각한다면 (현재 치솟은) 에너지 가격은 대가를 충분히 치를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최대 위기는 피했다는 전망을 전했다. 이어 “이란이 이웃 국가들이나 평화 및 안정, 지역 내 투자 및 에너지 흐름에 대한 지속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사태를 넘어 어떤 세상으로 나아갈지 생각해보라”며 이번 전쟁과 협상에서의 미국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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