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NG 이후는 MANGOS?…AI 패권 쥔 6개 기업에 돈 몰린다 [투자360]

메타·앤트로픽·엔비디아·구글·오픈AI·스페이스X
AI 생태계 핵심 기업군 묶은 신조어
IPO·유상증자 이어지며 수천조원 투자 경쟁


메타·앤트로픽·엔비디아·구글·오픈AI·스페이스X를 묶은 ‘MANGOS’ 이미지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텔레그램 갈무리]


AI 생태계 핵심 기업군으로 꼽히는 ‘MANGOS’의 기업가치 및 주요 사업 영역. [트레이딩뷰 및 각사 제공]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한때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투자 키워드는 FAANG이었다. 페이스북(현 메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묶은 용어로 모바일과 플랫폼 시대를 상징하는 기업들이다. 미국 CNBC 진행자 짐 크레이머가 처음 사용한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널리 쓰였고, 이들 기업은 2010년대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끄는 대표 성장주로 자리 잡았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메타(Meta), 앤트로픽(Anthropic), 엔비디아(Nvidia), 구글(Google), 오픈AI(OpenAI), 스페이스X(SpaceX)의 앞 글자를 딴 ‘MANGOS’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ANGOS는 최근 텔레그램과 해외 투자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조어다. 아직 공식적인 투자 용어로 자리 잡지는 않았지만 AI 생태계의 핵심 기업들을 묶어 설명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MANGOS에 포함된 기업들은 AI 산업의 핵심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메타는 오픈소스 AI 모델과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고, 앤트로픽은 기업용 AI와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엔비디아는 GPU와 AI 팩토리, 피지컬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구글은 생성형 AI와 텐서처리장치(TPU),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픈AI는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경쟁을 이끌고 있으며, 스페이스X는 위성통신망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차세대 AI 인프라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의 몸값은 이미 수천조원대로 불어나 있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5조400억달러(약 7683조원)에 달한다. 구글은 4조4000억달러(약 6708조원), 메타는 1조4800억달러(약 2256조원) 규모다. 비상장 기업인 앤트로픽과 오픈AI의 기업가치는 각각 9650억달러(약 1471조원), 8520억달러(약 1299조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 1조8000억달러(약 2744조원)를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과거 FAANG 기업들이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중심 성장으로 높은 수익성을 추구했다면 MANGOS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우주 인프라 등 막대한 설비투자를 통해 AI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이용자 수 확대와 광고·구독 수익 중심이었던 플랫폼 경쟁에서 벗어나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 반도체 확보를 위한 대규모 자본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산업이 사실상 초대형 기업들 간 ‘머니게임’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AI 반도체 확보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면서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MANGOS 기업들의 자본 조달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IPO 공모 과정에서 목표 조달 금액인 750억달러의 3.5~4배 수준인 2500억달러 이상의 투자 수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청약이 남아 있는 만큼 최종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지난 3월 기업가치 8520억달러를 인정받으며 아마존,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1220억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해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 유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AI 인프라 구축에 6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상장사들도 공격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알파벳은 최근 847억5000만달러 규모 자본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메타 역시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AI 투자 확대를 위한 자본 조달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과거 FAANG 시대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한다. 당시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했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렸다. 반면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설비 등 대규모 물적 투자가 필수 요소로 떠오르면서 자사주 매입보다 투자 재원 확보가 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FANG 기업들은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반도체 확보를 위한 자본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PO나 유상증자가 반드시 주가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결국 조달한 자본으로 얼마나 높은 성장성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도 MANGOS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엔비디아가 181억213만달러, 알파벳이 86억235만달러, 메타가 11억7249만달러로 집계됐다. 비상장사인 오픈AI와 앤트로픽, 스페이스X가 상장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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