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도 못 막았다…오라클, 400억달러 추가 조달에 시간외 9%↓[투자360]

4분기 매출 191억달러· 전년比 21% ↑
대규모 증자·채권 발행에 투자자 우려
빅테크 채권시장도 ‘옥석 가리기’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오라클 사옥 전경 [로이터]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오라클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시간외 거래에서 9% 넘게 하락하고 있다.

오라클은 10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4분기(3∼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9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91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2.11달러로 집계돼 컨센서스(1.9달러)를 상회했다. 잔여 이행 의무(RPO)는 638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매출의 약 9.5배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는 2027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기존 900억달러(약 136조8000억원)로 유지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은 8.0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은 실적보다 공격적인 투자 부담에 주목했다.

오라클은 앞서 발표한 200억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을 포함해 채권과 주식 발행을 통해 총 400억달러(약 60조8000억원)를 추가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 조달 소식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오라클은 시간외 거래에서 9% 넘게 급락 중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됐고, 투자자들은 향후 현금흐름 악화와 주주가치 희석 등을 주목해 주가는 하락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라클은 2027회계연도 순현금 기준 자본지출(CapEx)을 약 700억달러로 제시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계속 늘어나는 자본 지출과 그를 충당하기 위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움직임이 어느 수준까지 합리적인 것일지에 대한 고민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채권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선별 투자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관련 채권을 무조건 사들이기보다 기업별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따져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티그룹 분석에 따르면 오라클과 메타·구글·엔비디아 관련 채권은 대체로 모기업 주가 흐름과 연동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비소각(만기 일시 상환) 구조로 발행된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일부 채권은 매수세가 위축되며 유동성 리스크에 따른 투자 차별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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