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핵무기 구매·개발 못할 것”
미군, 對이란 해상 봉쇄도 즉시 해제
“개념적 MOU” 이란 동결자금 처리 주목
카타르 적극 ‘중재’…하메네이 결단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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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휴전 및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협상이 최종 조율 단계에 있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의 태평양 지역 상업어업 복원을 위한 선언문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최종 문안 조율 단계에 진입하면서 양국이 추진 중인 종전 양해각서(MOU)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말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아직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부의 승인과 핵 프로그램 관련 문안이 마지막 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카타르 특사 알리 알타와디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밤늦게까지 이란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카타르와 이란이 미국도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에 상당 부분 도달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MOU 서명이 되는 대로 호르무즈 해협은 즉시 개방된다고 말했다. 미군의 대이란 해상봉쇄도 즉시 해제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그에 동의했다”면서 “이란은 어떤 형식으로도 핵무기를 갖지도, 구매하지도, 개발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OU 이후 이란과의 핵 협상이 이뤄지는 기간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언급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이 언제인지에 대한 질문에 핵 협상이 꽤 빨리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시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 내가 시한을 말하면 (나중에) ‘아, 시한을 못 맞췄네’라고 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강력하고 세부적인 MOU”라면서도 “다소 개념적”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당초 미국과 이란이 실무 선에서 잠정 합의했던 MOU 초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즉시 개방하고 미국과 이란의 휴전을 60일 연장하며 그 기간에 이란 비핵화를 본격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란의 핵 관련 약속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약속에 대해 더욱 구체적이고 강력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지적하며 MOU 초안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에 타결 임박 관측이 나온 MOU에는 당초 합의에 근접했던 기존 안과 비교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HEU) 처리 문제나 추가 농축 중단 등에 대해 일부 더 구체화한 내용이 담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악시오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현재 협상의 핵심은 세 가지다. ▷이란 동결자산 해제 방식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절차 ▷향후 핵협상 로드맵이다.
특히 동결자산 문제는 이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으로 꼽힌다. 이란은 해외에 묶여 있는 약 1000억달러 규모 자산 가운데 최소 240억달러를 우선 해제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전쟁 장기화로 경제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동결자산 회수는 사실상 이란이 얻어내야 할 최대 성과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제재 완화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시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협상 진전 속도를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자산 해제 또는 단계적 제재 완화 방안에 대해 양측이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도 주요 쟁점이다. 양측은 MOU 체결 직후 해협 통항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인 만큼 시장도 이 부분을 가장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 즉시 해협 개방을 언급한 것도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 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협상 진전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하락했고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역시 핵 프로그램이다. 현재 논의 중인 MOU는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그 기간 동안 후속 핵협상을 진행하는 틀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의 핵개발 능력을 구조적으로 제거하는 장기 합의를 추진하고 있고, 이란은 민간 목적 핵활동과 일정 수준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보장받기를 원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양측이 60일간의 휴전 기간 동안 핵 프로그램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놓고도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다만 우라늄 농축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 이미 확보한 고농축 우라늄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더욱 강경한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성명을 내고 최종 합의에 농축 우라늄 제거, 우라늄 농축시설 해체, 미사일 생산 제한,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스라엘이 이번 MOU의 직접 당사국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조건을 최종 협상 목표로 유지하겠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보다 훨씬 강한 수준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탄 배경에는 카타르의 적극적인 중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CNN 방송은 이날 카타르 당국자들이 최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진행한 중재 작업이 미국과 이란의 핵심 쟁점을 좁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중재자들이 실제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합의 타결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카타르의 특사 알리 알 타와디는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테헤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이견을 조율했다. 이 협상을 통해 가장 큰 난제로 꼽혔던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 방식과 향후 핵 협상의 틀,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 운영 방안 등에 대해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이번 주 초 카타르를 통해 미국에 수정된 합의 초안을 전달했고, 미국도 이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면서 양측의 입장차가 상당 부분 좁혀졌다. 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