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日 올리고 美는 ‘예고’…韓 두차례 금리 인상 가시화

글로벌 긴축신호에 韓 금리압박 가중
한·미 금리차에 ‘환율 방어’ 필요성 전망
성장률 개선·인플레 압력, 영향 끼칠듯
다음달 금통위 금리 0.25% 인상 유력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


[헤럴드 D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내 한 차례 정도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유럽,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긴축으로 방향을 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더 커졌다.

18일 한은 뉴욕사무소는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해 “정책결정문에서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가 삭제된 가운데 점도표에서 위원 절반이 올해 금리인상을 전망한 점, 기자회견에서 물가목표 달성 의지가 강조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매파적인 것으로 평가했다”고 진단했다.

미 연준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50∼3.75%로 네차례 연속 동결하면서도 전보다 강한 매파적(통화긴축 정책 선호) 메시지를 냈다.

대표적인 것이 점도표 변화다. 점도표란 기준금리 투표권이 있는 이사를 비롯해 투표권이 없는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총 19명이 각자 향후 기준금리 예상치를 점으로 찍은 것을 말한다.

이번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의 중간값은 3.8%이었다. 직전 점도표를 발표한 3월(3.4%)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연내 한 차례 정도 인상이 참여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0.25%포인트 인상은 3명, 0.5%포인트 인상은 5명, 0.75% 인상은 1명이었다. 최소 1회 이상 금리 인상을 예측한 사람이 절반에 달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는 1명에 그쳤다. 직전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상을 내다본 참여자는 없었고, 최소 한 번 이상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 사람이 12명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일제히 ‘긴축’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에 앞서 유럽과 일본은 연이어 기준금리를 높였다. 1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은 2년 9개월 만에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일본은행도 16일 기준금리를 6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며 3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준금리를 찍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미 금리차 현상은 고환율의 근본적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환율이 1500원대에 고착화된 상황에서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높여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상단 금리 기준 1.25%포인트다. 2022년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금리를 넘어선 뒤 약 4년째 금리 역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 밖에 주요 경제성장 경로, 물가, 금융안정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들은 일제히 금리 인상을 가리키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1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전기 대비 1.8%를 기록했다. 앞선 속보치 1.7%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는데, 3%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란전쟁 종전 이후로도 한동안 물가 상승세는 이어갈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비석유류 부문에 대한 2차 파급효과와, 임금 인상과 소비 확대 등 수요측 물가상방 압력 등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과 금융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서울 주택종합(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9% 오르며 전월보다 상승폭이 0.35%포인트 커졌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표의 영향이 미치기 직전인 1월(0.91%)과 비슷한 수준이다.

‘빚투(빚내서 투자하기)’ 열풍도 심상치 않다. 한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신용대출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은 3조7000억원 급증했다. 한은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주식시장이 과열됐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최근 빚투 급가세는 분명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다음달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신현송(사진) 총재가 최근 2주일간 세 차례, 그것도 점점 더 강한 뉘앙스로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해온 점 등을 고려하면 이날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두 차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를 3.00%까지 높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은 금통위가 발표한 점도표에 따르면 총 21개의 점 중 10개(47.6%)가 현 기준금리 수준(연 2.50%)보다 높은 3%에 몰렸다. 7개(33.3%)는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을, 2개(9.5%)는 연 3.25%로 0.75%포인트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신 총재는 전날 ‘2026년 상반기 물가설명회’에서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 얘기가 나올 당시에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채권 금리도 매우 높아 오늘(지금)과는 대조적이었다”며 빅스텝가능성을 일축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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