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 노태악 수사 의뢰 권고…“해체 수준의 대대적 혁신 필요”

19일 활동 종료 및 결과 브리핑
노태악·허철훈 등 수사 의뢰 권고
투표지 하한 70%로 상향 제시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 도입·감사원 직무감찰 제안

19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현욱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최종 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윤채영 기자]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19일 열흘 간의 활동을 마치고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해 투표용지 인쇄 축소 비율을 70%로 상향해 사전투표율을 감안하면 투표용지를 100% 인쇄할 것을 제안하고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를 도입하고 선관위를 감사원 감찰을 받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이날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노 전 위원장과 허 전 사무총장을 비롯해 상임위원· 사무총장·사무차장·선거정책실장, 서울시선관위 및 송파구선관위 책임자 12명에 대한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송파구선관위 실무자 6명에 대한 징계도 권고했다.

조 위원장은 “헌정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으로 야기된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해 진보·보수 진영 논리와 무관하게,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국민의 눈과 마음으로 이 사건을 조사·확인하려고 노력했다”며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선거관리시스템의 총제적 부실 상황을 볼 때,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진상규명위는 현재 투표용지 인쇄 축소 하한을 70%로 상향할 것을 권고했다. 사전투표율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투표용지를 100%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초래한 근본적 원인인 ‘50% 축소 인쇄 지침’과 관련 조 위원장은 “원래 투표용지 인쇄 예산은 유권자의 110%로 배정됐음에도 실제는 50% 하한을 기준으로 인쇄 축소 지침이 시행된 것”이라며 “헌법상 권리인 국민의 참정권이 극히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훼손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번호 투표용지 최소화 ▷중앙선관위 사무처 전결범위 축소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 도입 ▷사건·사고 현장 중심 매뉴얼 정비 ▷투표소별 실시간 투표율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선거관계 서류 관리·폐기 방법개선 ▷중앙선관위 이하 권한 범위 명확화 ▷감사원 직무감찰 범위 선관위 포함 등을 개혁안으로 제안했다.

조 위원장은 이번 제안과 관련 “사전투표 제도 존폐 여부, 개표결과 전산 입력 과정의 오류, 출구조사 결과발표 시기 조정 등에 관하여 선거제도 개선방안을 도출하고,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하여 대국민 공론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진상규명위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일곱 차례 회의를 열고 투표용지 인쇄·배정 등 수급 관리 전반 및 투표소 운영과 초동 조치, 보고 체계의 적정성을 파악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다음 날인 지난 4일 사태 원인과 책임 소재를 철저히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한 독립기구를 출범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진상규명위 조사에서 강원과 충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전국1만4288개 투표소 중 140개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추가 송부됐다. 실제로 투표용지가 부족해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가 사용된 투표소도 91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중단 후 재개된 투표소는 총 26개 투표소로, 이중 서울에 15개 투표소가 집중됐다.

또한 피해가 집중된 서울과 송파구 투표소 일대의 실태를 집중 파악한 결과,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12명이 결국 투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잠실 투표소는 오후 6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했으나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175명에게 대기번호표를 발급했다.

일선 투표소에서는 일련번호가 기재되지 않은 투표용지를 수급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이 벌어졌으나, 중앙선관위는 이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것도 노 전 위원장에게 사후 보고됐다.

한편, 인천시장 사전투표에서 이른바 ‘쌍둥이 득표’ 논란이 제기됐던 인천 송도 투표소들이 본투표 당일에도 각종 선거사무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인천 연수구 송도1동·송도2동 일대 투표소 투표록에 따르면 투표사무원 착오로 유권자 한 명에게 동일 선거 투표용지 2장을 나눠준 사례들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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