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배제 우려에 최측근 동원 외교전
미국과 이란이 스위스 고위급 회담에서 레바논 충돌 방지 체계 구축에 합의하면서 이스라엘이 예상치 못한 딜레마에 직면했다. 핵 프로그램보다 레바논 전선 관리가 협상의 우선 의제로 부상한 데다 미국과 이란이 직접 갈등 관리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이스라엘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고위 관리를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이란의 회담 결과를 보고받은 직후 강한 불안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특히 레바논 문제를 다룰 새로운 충돌 방지 체계에서 이스라엘이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새 협의체가 출범할 경우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군의 군사 활동이 제약을 받거나 레바논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구조에서 이스라엘이 소외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채널12는 네타냐후 총리가 한때 “패닉 상태”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회담의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핵 프로그램이 아니라 레바논이었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레바논 내 군사작전 종료를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갈등 완화 기구 설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별도의 충돌 방지 체계가 구축됐다고 확인했다.
현지에서는 새 협의체가 미국·이란·레바논·카타르·파키스탄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기존에는 미국·이스라엘·레바논·프랑스·유엔이 참여하는 구조였다.
다만 미국 측은 이스라엘 배제설을 부인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새로운 대화 채널이 오히려 이스라엘 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이 이란과 직접 소통하는 채널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이란·레바논·중재국들과 별도 협의체를 구축하면서 이스라엘이 협상 구조 바깥에 서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는 최측근인 론 더머 전 전략부 장관을 급파해 백악관 및 미국 협상팀과 접촉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12는 미국 측이 스위스 협상 기간 동안 더머와 수차례 통화하며 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