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3선거 군내 ‘이중투표’ 단순실수 아니었다…부사관 투표강행·묵인 의혹

이등병이 착오로 다른 사람 명의로 투표
해당표 무효처리 않고 투표 강행·묵인
국민신문고 신고하자 선관위 통해 바로잡아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윤호·전현건 기자] 6·3지방선거 본투표를 앞두고 군 장병들이 거소투표에 임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이른바 ‘이중투표’는 개별 병사의 단순 착오가 아니라, 당시 사고를 인식하고도 투표를 강행한 군 간부의 묵인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강원도 철원 모 부대는 6·3지방선거 거소투표용지가 든 우편물 봉투를 행정반에 올려 놓고 여러 장병 명의의 봉투가 뒤섞인 채로 비치해 뒀다. 이후 병사들에게 행정반에서 각자 기표하고 나오도록 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 이등병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봉투를 찾아 투표하라”는 지침을 따르지 않고 맨 위에 놓여있던 다른 사람 명의 봉투에 있는 투표지에 기표했다. 이에 따라 피해 장병은 자신 명의의 투표용지가 없음을 인지하게 됐다.

하지만 이 사실을 보고받은 현장 부사관은 피해 장병이 아닌 착오로 투표한 이등병이 한표를 더 행사할 수 있게 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이등병의 거소투표봉투는 남아있다는 게 이유였다. 오히려 착오로 다른 사람 명의 용지에 기표한 투표지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그대로 제출했다.

특히 군측은 피해 장병의 문제 제기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해당 장병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뒤늦게 현지투표에 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선관위는 다른 사람 명의로 잘못 기표된 거소투표용지가 들어 있는 회송용봉투에 대해선 개표 시 골라내 무효 처리하도록 했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부대에서 자체 조사를 실시했으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육군본부 감찰실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거소투표 관리 및 통제, 오인투표 발생 경위, 현장 통제간부 조치사항 등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은 중앙선관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거소투표 회송용봉투 착오 교부에 따른 처리 안내’ 공문을 근거로 ‘이중투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투표지 부족 사태 국조특위 위원인 김 의원은 다음달 1일 이번 거소투표 사태와 관련,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을 불러 관련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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