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간격 7.2·7.5 ‘쌍둥이 지진’…22층 건물 붕괴 ‘아비규환’

베네수엘라 수도 인근서 연쇄 강진
얕은 진원에 ‘연타’…카라카스 수도권 직격
1차 강진에 약해진 건물 2차에 완전 붕괴
병원 천장 무너지고 정전·통신장애 속출
주민 “1967년 최악 지진보다 더 무서웠다”
여진·추가붕괴 우려…사망자 최대 10만명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덮친 이번 강진은 규모 자체도 컸지만 약 30초 간격으로 두 차례 대형 지진이 연이어 발생한 이른바 ‘쌍둥이 지진’이라는 점에서 피해가 더욱 커졌다. 첫 번째 충격으로 건물 구조가 약해진 직후 더 큰 규모의 두 번째 지진이 덮치면서 건물 붕괴와 구조물 파손이 잇따른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오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0㎞ 떨어진 지역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고, 불과 39초 뒤 규모 7.5의 강진이 같은 단층대에서 다시 발생했다. USGS는 이번 지진을 ‘더블릿(doublet)’으로 분류했다. 일반적인 여진과 달리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거의 동시에 발생하는 드문 형태다. 지진 전문가들은 이러한 연쇄 강진이 구조물에 훨씬 치명적이라고 설명한다. 첫 번째 지진으로 이미 균열이 생긴 건물이 두 번째 강한 진동을 받으면 붕괴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진원의 깊이도 얕았다. 첫 번째 지진은 깊이 22㎞, 두 번째는 불과 10㎞에서 발생했다. 진원이 얕을수록 지표면에 전달되는 흔들림이 강해진다. 얕은 진원에서 발생한 두 번의 지진으로 수도권 일대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USGS는 재난평가시스템(PAGER)을 통해 “대규모 사상자와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사망자가 1만~10만명에 이를 가능성을 44%로 추산했으며,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웃돌 정도로 큰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에서 24일(현지시간) 오후 규모 7.2와 7.5의 연쇄 강진이 발생해 현지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이번 강진으로 최소 1만명에서 최대 10만명의 인명 피해를 예상했다. [AFP]


실제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곳곳에서 건물이 무너지고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구조대와 자원봉사자들은 콘크리트 잔해를 기어오르며 생존자를 찾았고, 건물 밖에서는 가족들이 친척 이름을 외치며 구조를 요청했다. “손전등이 필요하다”는 외침도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이 확보한 영상에는 붕괴된 건물 잔해 위를 구조대가 수색하는 모습과 함께 병원 복도 천장이 무너져 마감재와 전선이 바닥으로 떨어진 장면도 담겼다. 수도 인근 라과이라와 공항 시설이 파손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했지만 로이터는 해당 영상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은 국영방송에 출연해 “건물과 주택이 붕괴됐으며 소방당국과 경찰, 민방위 구조대가 총동원됐다”며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일부 건물의 가스 공급도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손상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말고 어린이와 노약자를 우선 대피시키라”고 당부했다.

주민들은 공포스러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54세 은행원 오달리스 에스칼로나는 AFP에 “계단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벽 전체에 금이 갔다. 천장에서 물건들이 쏟아졌다”며 “정말 끔찍했다”고 말했다. 80세인 마리아 로메로는 “1967년 카라카스 지진보다 훨씬 무서웠다”며 경찰 도움을 받아 겨우 집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지진의 영향은 국경 밖까지 이어졌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도 강한 흔들림이 감지돼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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