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꼭 크게 줄여야 하나? 닮은꼴 日과 비교해보니 [홍길용의 화식열전] (901회)

日 보다 국내주식 비중은 더 작고
증시 내 보유 비중도 6%대로 비슷
저평가로 국민연금 시장 비중 과장
‘좁은 방의 잔칫상’…방 더 키워야


국민연금(NPS)의 국내 주식비중 조정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듯하다. 급등과 함께 변동성이 커진 코스피의 방향성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쏠림에 따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자산배분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외국인이 리밸런싱 을 이유로 매도를 쏟아내지 달러/원 환율까지 불안한데, NPS까지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 해외 투자 비중을 더 늘리는 게 과연 합리적인 선택일까?

두 가지 의문이 든다. 목표 비중은 적절한 걸까? NPS가 정말 국내 주식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는 걸까?

국내 주식비중, 韓 높여서 20.8%, 日 이미 25%

지난 5월 28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내 주식 목표비중을 14.9%에서 20.8%로 상향했다. 코스피 상승으로 최근 보유액이 목표비중을 크게 초과한 데 따른 대응이다. 이전 5%포인트였던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범위 조정 결과는 이번에 공개하지 않았다. 해외주식 목표 비중은 34.7%로 정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NPS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운용자산의 25%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86~1987년 NPS가 처음 설계될 때 가장 많은 참고를 한 것이 일본의 공적연금(GPIF)이다. 현재 GPIF의 국내 주식 목표비중은 25%(허용 이탈 한도 6%포인트)다. NPS의 현재 보유 비중(추정치)과 비슷하다. GPIF의 해외주식 비중 목표는 25%로 NPS보다 훨씬 낮다.

韓日 증시내 연금 비중 비슷…굳이 많이 팔 것까지야

공적연금은 오랜 기간 적립되면서 자국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경우가 많다.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 이른바 ‘연못 속 고래’ 효과로 매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NPS는 증시에서 얼마나 큰 고래일까?

6월 26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7400조원이다. 같은 날 NPS의 국내 주식 보유액을 500조원 가량으로 추정하면 비중은 6.76% 정도다. 이 비중은 2014년 6.29%에서 2020년 7.47%까지 높아졌다가 2023년 5.79%까지 낮아졌고 2025년말 6.62%로 다시 올라갔다. 이 수치가 높은 것일까?

다시 일본과 비교해 보자. GPIF의 2024회계연도 업무개황서를 보면 2025년 3월말 기준 일본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2%다. 올해 6월 26일 기준으로 GPIF의 일본 국내주식 보유액을 주가상승과 순자금 유입까지 반영해 추정하면 최대 85조엔이다. 증시에서의 비중은 최대 6.4%가 된다. NPS와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기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한일 정부의 차이는 다음 기회에 다루겠습니다)

※ 챗GPT의 도움을 받아 만든 이미지입니다.


좁은 방에 잘 차린 잔칫상…큰집으로 이사해야

하나 더 따질 게 있다. 분모인 증시 시가총액의 밸류에이션이다. 일본 니케이(Nikkei)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8배다. 일본의 PER 값이 높은 이유 중에는 MSCI선진지수(World) 내 2번째 큰 시장이란 점도 포함된다. 코스피의 선행PER은 8배 수준으로 MSCI신흥지수 내에서 대만인도(20배)는 물론 중국 본토(CSI300 13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 증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업의 이익 증가가 워낙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높아진 이유가 가장 크다. 동시에 증시가 MSCI선진 지수에 들지 못한 탓도 상당하다. 경제 펀더멘털은선진국 수준인데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의 인프라가 동급 국가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미치지 못한 결과다.

‘차린 것 많은 잔치 상’이 너무 작은 방에 놓여져 제대로 손님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잔치를 한다면 방을 넓혀 손님을 더 받는 게 정석이다.

우리 증시가 MSCI선진지수(World)에 편입되면 몸집이 영국, 프랑스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본에 이은 최상위권 비중이다. 더 많은 글로벌 자금이 우리 증시에 유입되면 NPS는 더 많은 국내 주식을 담을 수 있고, 비중 조절 시 수급 충격도 최소화할 수 있다.

큰 집으로 이사할 능력이 충분한데 굳이 좁은 집에서 계속 살 것처럼 살림을 크게 줄일 이유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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