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소방관 사망 8개월 만에…‘갑질·은폐’ 관련 공무원 17명 대기발령

숨진 광주 소방공무원이 남자친구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직장 내 괴롭힘 끝에 세상을 등진 것으로 알려진 광주 여성 소방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규정 위반이 확인된 소방공무원 17명이 대기발령 조처됐다. 고인이 숨진 지 약 8개월 만에 이뤄진 조치다.

29일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광주소방본부 소속 6명, 광산소방서 소속 9명, 소방청 소속 2명 등 총 17명에 대해 지난 25일 대기발령 조처를 내렸다. 이들은 현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이며, 향후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11∼24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실시한 조사에서 규정 위반이 확인된 책임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다. 국조실 조사에서는 생전 A 소방교에 대한 직장 내 갑질, 회식·음주 강요, 유족 측의 감찰 요구 묵살 등 다수의 규정 위반이 확인됐다.

한편 광산소방서 소속이었던 고인은 지난해 10월 3일 조직 내 과도한 회식과 음주 강요, 강압적인 조직 문화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15개월 동안 총 24차례 술자리에 참석했고, 일부 회식에서는 폭탄주를 한 번에 마시는 이른바 ‘원샷’을 강요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장과 과장 사이에 앉아라”, “과장 옆자리에 앉아라” 등 남성 상사 옆자리 착석 강요, 상급자를 위한 각종 행사 준비, 사적 심부름 등을 강요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사망 사고 이후 유족 측이 공식 감찰을 요구했음에도 광산소방서가 “특이사항 없음”으로 형식적인 조사를 종결하고, 가해 의혹을 받는 B씨를 광주소방본부의 핵심 요직으로 전보 발령을 낸 점도 잇달아 드러났다.

국조실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비위 행위가 적발된 17명의 소방관에 대해 엄중 문책을 요구했고, 관리 책임이 있는 퇴직 소방관 2명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를 요구했다.

광주소방본부는 국조실 조사 결과서를 전달받는 대로 책임자들의 비위 행위 가담 정도를 확인해 징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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