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수준 논의 본격화…노동계 1만2000원·경영계 동결 맞서

법정 심의기한 넘긴 최저임금위 10차 전원회의 개최
노동계 “실질임금 보장 위해 대폭 인상”…경영계 “지불능력 고려해야”
공익위원 “입장 확인 넘어 의견 차이 좁혀야” 중재 촉구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은 올해도 노사간 견해차로 법정 시한을 넘겼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수준 논의가 본격화됐다.

노동계는 시급 1만2000원으로의 대폭 인상을 거듭 요구한 반면 경영계는 영세사업장의 지불 능력을 고려해 동결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노사 최초 요구안 격차는 1680원이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에 최초 제시안 간격을 좁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을 도출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 심의를 이어갔다. 전날 법정 심의기한이 종료된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기한 내 회의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오늘은 사실상 심의기한 마지막 회의”라며 “노사가 제출한 최초 제시안의 간극을 좁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동계는 회의장부터 인상 의지를 분명히 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자리에는 ‘올려라 올려라 최저임금 1만2000원’,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자리에는 ‘코스피 1만보다 최저임금 1만2000원’이라는 피켓이 놓였다.

반면 사용자위원석에는 ’100만 폐업시대 지불능력 고려’, ‘최저임금 인상률 10년간 79.7%’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배치됐다.

경영계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도 이미 상당히 높다며 동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30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발언을 듣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은 올해도 노사 간 견해차로 법정 시한을 넘겼다. [연합]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주휴수당을 고려하면 올해 최저임금은 이미 1만2000원을 넘는다”며 “5대 사회보험과 퇴직급여까지 포함하면 최저임금 근로자 1명을 고용하는 실제 인건비는 법정 최저임금의 약 1.4배인 월 260만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 채용은 엄두도 못 내고 기존 고용 유지조차 버겁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며 “현장의 지불능력과 경제 전반의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노동계 요구안인 시급 1만2000원은 올해보다 16.3% 인상하는 것으로, 2018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률(16.4%)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인상액은 1060원이었지만 지금은 1680원으로 60% 더 크다”며 “주휴수당과 각종 법정수당, 퇴직금, 4대 보험료까지 감안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은 2배 이상으로 커진다”고 우려했다.

반면 노동계는 고물가와 내수 침체를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노동의 가치와 소득분배, 복지의 관점이 담긴 제도”라며 “침체된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소비 여력을 높이는 임금 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제정책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연계한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사회보험 및 인건비 지원방안 마련도 함께 촉구한다”며 “정부가 단기 대책이 아닌 중장기 지원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경영계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동결은 사실상 삭감”이라며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동결 주장으로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모두에게 절충을 주문했다.

공익위원을 대표해 발언한 성재민 위원은 “이제는 각자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치기보다 공통점을 찾아가고 의견 차이를 본격적으로 좁혀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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