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부품 내구성↑”…‘은 도금’ 손상 낮추는 신기술 나왔다

- 재료硏, 고경도·저마찰 은(Ag) 복합도금 기술 개발


이번 연구를 수행한 김세일(왼쪽) 한국재료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이수진 학생연구원.[한국재료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반복해서 맞닿는 전기부품의 은 도금층을 더 단단하고 마찰에 강하게 만드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김세일 박사 연구팀이 시안화물을 사용하지 않는 산성 은(Ag) 도금액에 PTFE 나노입자를 안정적으로 분산, 기존 은 도금보다 단단하고 덜 닳는 Ag-PTFE 복합도금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높이기 어려웠던 경도와 저마찰·내마모 성능을 함께 확보한 것이다.

전기차 커넥터나 자동차용 릴레이, 전자기기의 스위치 안에는 전기가 흐르도록 금속끼리 맞닿는 접점이 있으며, 전도성이 높은 은을 얇게 입히는 은 도금이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은은 비교적 무른 금속이어서 커넥터를 반복해서 꽂고 빼거나 릴레이와 스위치가 계속 작동하면 표면이 쉽게 긁히고 마모될 수 있다. 은 도금층이 손상되면 전기 접촉이 불안정해져서 내구성을 높이는 기술이 요구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찰이 낮은 PTFE(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 입자를 은 도금층에 넣는 기술이 연구됐다. PTFE는 일반적으로 ‘테플론’으로 알려진 소재로, 부품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마찰을 줄여준다. 하지만 도금액에서 쉽게 뭉치는 데다가, 많이 넣을수록 도금층이 약해지는 반면 적게 넣으면 마찰 저감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경도와 저마찰 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기술적 난제로 여겨졌다.

연구팀은 도금액에서 쉽게 뭉치는 PTFE 나노입자의 분산을 정밀하게 제어, 은 도금층의 경도와 저마찰·내마모 성능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을 구현했다. 시안화물을 사용하지 않는 산성 은 도금액은 불소계 계면활성제 FC-4를 적용하고, 도금액의 산성도와 계면활성제 농도, PTFE 첨가량을 조절해 입자가 서로 달라붙지 않고 은 도금층 안에 균일하게 자리 잡도록 했다.

계면활성제를 이용한 PTFE 분산 제어 및 AgPTFE 복합도금층 형성 개념도.[한국재료연구원 제공]


고르게 분산된 PTFE는 은 도금층 안에서 고체 윤활제처럼 작용해 마찰을 줄였고, 은 결정은 작고 촘촘하게 형성돼 도금층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개발된 Ag-PTFE 복합도금층은 순수 은 도금층보다 경도가 약 23% 향상됐으며, 0.2 이하의 낮은 마찰계수와 우수한 내마모 성능을 나타냈다.

이 기술은 전기차 커넥터와 릴레이 접점, 스위치, 리드프레임, 전자부품 단자처럼 금속 표면이 반복해서 맞닿고 움직이는 부품에 적용할 수 있다. 부품의 수명 연장과 교체 및 정비 비용 절감은 물론, 전기차와 전자제품의 장기 신뢰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세일 선임연구원은 “시안화물 사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반복 접촉 환경에서 더 오래 견딜 수 있는 고기능성 은 도금층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전기차 커넥터와 전자부품 접점 등 실제 부품에서 성능을 검증하고, 대면적·양산 공정으로 확대해 산업 적용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서피스 앤 코팅스 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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