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중국 대출 2031년 종료 수순…미국 “2위 경제대국에 원조 안돼”

FT “세계은행, 중국 대출 단계적 축소안 이사회 제출”
2017년 24억달러→2025년 7억5000만달러로 감소
트럼프 행정부 압박 반영…미국 “다른 개발은행도 동참해야”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5일(현지시간)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베이징 중난하이 정원을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세계은행이 중국에 대한 개발 차관을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더 이상 국제 개발금융기관의 차입국 지위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미국의 압박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이 이사회에 제출한 계획에 따라 2031년까지 중국에 대한 대출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제안서 요약본에 따르면 세계은행의 대중국 대출은 2031년까지 총 20억달러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제한되며, 이후에는 종료된다. 해당 안건은 7월 20일 주간 세계은행 이사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세계은행 관계자는 FT에 “이번 협약으로 중국은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며 “이 기간이 끝나면 중국은 졸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의 발전 과정을 인정한다”며 “중국이 더 이상 세계은행과 같은 개발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에 의존하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은행(WB) 로고 [로이터]

세계은행의 대중국 대출은 이미 최근 몇 년 동안 줄어들고 있다. FT에 따르면 세계은행의 중국 대출 규모는 2017년 연간 24억달러에서 2025년에는 7억5000만달러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와 일부 회원국들이 중국의 경제 규모를 이유로 세계은행 차입국 지위를 종료해야 한다고 압박해온 끝에 나온 것이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FT에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다자간 금융기관으로부터 원조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세계은행그룹이 중국에 대한 대출을 중단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기관들도 이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며 다른 다자개발은행들도 중국 대출 축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은행은 이달 초 폴란드에 대해서도 비슷한 전환 계획을 승인했다. 폴란드에 대한 개발 차관은 2031년까지 종료하되 우크라이나 관련 프로그램과 원자력 에너지 분야에는 예외를 두는 방식이다.

반면 중국에 대한 제안에는 이 같은 예외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고위 관료는 FT에 이번 중국 관련 문안이 “현대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수준”이라며 최근 폴란드가 세계은행그룹 대출 중단에 합의한 것보다도 더 강경하다고 평가했다.

세계은행의 이번 결정은 개발도상국 지원이라는 다자개발은행의 역할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은 중국이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대규모 해외 투자국인 만큼 개발금융 수혜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지역 간 격차와 개발 수요가 남아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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