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한파 현실로…전문가 74% “상반기 시장 부진”

M&A 시장 전문가 50인 설문조사
불확실한 경제·상법 개정 여파 분석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강화도 영향
검토하던 딜도 중단…M&A 심리 위축
전문가 63% “하반기 M&A시장 개선”



인수·합병(M&A) 시장 전문가 중 약 74%가 올해 상반기 M&A 시장이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매수·매도 간 가격 기대치가 크고, 거시경제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상법 개정까지 추진되면서 M&A 시장엔 악재가 겹쳤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악재 속에 검토 중이던 거래나 출자가 전면 중단됐다는 답변(약 15%)도 적지 않았다. ▶관련기사 21면

헤럴드경제는 기관투자자(LP), 사모펀드(PEF) 운용사, 회계·법률 자문사, 투자은행 등을 포함한 M&A 분야 전문가 약 50명을 대상으로 6월 18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은 상반기 M&A 시장에 대한 평가와 하반기 전망, 상법 개정과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규제가 시장에 미칠 영향 및 제도 개선 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전문가의 73.9%(34명)는 올해 상반기 M&A 시장을 전년 동기 대비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 중에서 ‘다소 부진했다’는 응답이 58.7%(27명), ‘극심한 침체’는 15.2%(7명)를 차지했다. 예년과 비슷하다는 평가는 6.5%(3명)에 불과했다.

상반기 시장이 암울했다고 평가한 응답자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간 밸류에이션 격차(67.6%·23명)를 꼽았다(최대 2개 복수 응답). 거래 수요 자체는 존재했지만 가격 합의에 실패하면서 실제 딜 클로징(거래종결)으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고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 변동성 역시 시장 위축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47.1%·16명).

이 밖에 ▷기관출자자(LP) 출자 심리 위축(23.5%·8명) ▷전쟁·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17.6%·6명) ▷상법 개정 영향 및 추가 규제 우려(14.7%·5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거래 심리를 냉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환경 변화는 거래 현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상법 개정 이후 나타난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거래 조건 및 계약 조항 변경’이 26.1%·12명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어 ▷기존 투자기업·출자펀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23.9%·11명) ▷외부 자문 등 리스크 검토 비용 증가(17.4%·8명)가 뒤를 이었으며, 검토 중이던 거래나 출자가 전면 중단됐다는 응답도 15.2%·7명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강화가 상장사 M&A 시장 위축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소액주주 보호 기조가 강화되면서 대주주의 경영권 지분만 인수하는 방식의 거래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에 따라 자본시장 전반에 변화 기류가 생기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심해졌고 당국 또한 공시나 설명 등 절차를 꼼꼼하게 따진다”며 “추가 규제 우려도 있어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편 전문가 10명 중 6명(63%)은 하반기 M&A 시장이 상반기에 비해 개선될것으로 응답했다. 상반기와 비슷한 분위기가 유지될 것이라는 답변은 34.8%로 나타났다.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이란 응답은 2.2%에 그쳤다.

노아름·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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