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믿고 코인 대박의 꿈, 끝내 상장은 없었다…강남서 투자사 대표 수사 [세상&]

커피 프랜차이즈 둘러싸고 ‘투자 사기’ 의혹
‘코인 상장’ 믿고 투자했지만…4년째 무소식
투자자 유치했던 업체 “우리도 속았다” 발뺌
프랜차이즈 측 “신뢰 무너져 이미 끝난 얘기”
당사자들 입장 엇갈려…경찰 이 사건 수사 중


코인 투자 사기 피해 연출 이미지. [AI로 제작]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김서현 수습기자] 전국에 수백개의 매장을 둔 유명 디저트 카페 프랜차이즈의 이름값을 믿고 투자했다가 돈을 날렸다는 피해 사례가 불거졌다. NFT(대체불가 토큰) 등 암호화폐 발행 열풍이 불었던 2022년에 “프랜차이즈 코인을 상장해 수익금을 나누겠다”는 말을 믿고 거액을 투자한 이들이 “상장은 이뤄지지 않고 투자금만 날렸다”며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당시 코인 발행 계획에 관여했던 이해 당사자들이 얽혀 있어서 누구의 잘못인지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상장 예정 코인에 투자하라”…믿었다가 ‘피해’


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컨설팅업체 A사의 대표 공동대표 2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을 고소한 피해자 B씨와 두 공동대표를 지난달 불러 조사했다.

A사는 지난 2022년 한 유명 카페 프랜차이즈가 코인을 상장한다면서 투자할 사람들을 모집한 역할을 맡았다. 고소인 B씨는 이 말을 듣고 2500만원을 투자했다. 그는 당시 이미 A사와 사모펀드 투자계약을 맺었던 상황이었고 투자 수익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A사 측은 그에게 “원금을 돌려받는 대신 코인에 투자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코인 투자 사기 피해 연출 이미지. [AI로 제작]


고소인은 코인을 발행한다는 커피 프랜차이즈는 이미 널리 알려진 곳이었기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A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원금을 코인 투자금으로 전환하기로 동의하고, 비상장 상태인 코인도 받았다.

그럴듯한 투자유치 설명회도 있었다고 한다. 고소인을 비롯한 피해자들은 “해당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가 직접 나와 ‘코인 거래소 측과도 인맥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까지 나오니 믿고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코인은 상장되지 않았다. 고소인을 비롯한 당시 투자자들이 A사에 상장 일정을 문의하면 “일정이 연기됐을 뿐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B씨는 “상장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형사고소나 투자금 반환 청구를 모면하기 위해 진행 중이라고 속여왔다”고 주장했다.

B씨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당장 그가 활동하고 있는 ‘OOO코인’ 익명 대화방에만 29명이 들어와 소통하고 있다. 연대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각자 수천만 원의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한다. 신혼집 마련 비용인 8000만원을 투자했다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단 사람도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와 투자 모집 업체 간 ‘진실 공방’


투자자를 모집했던 A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2022년 당시 프랜차이즈 측은 코인을 그해 11월 상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들로부터 3억원을 모아 전달했고 A사도 5000만원을 따로 투자했다고 한다.

이 회사 공동대표 중 한 명은 헤럴드경제에 “코인 상장은 이뤄질 것으로 믿고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상장을 위한 실행 작업이 없었다. 우리도 카페 프랜차이즈에 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A사 공동대표는 카페 프랜차이즈 관계자 2명을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고소장에는 “프랜차이즈 측은 광범위한 매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상장할) 코인이 널리 사용될 것이라는 허위 정보를 제공해 신뢰를 쌓았다. 코인으로 음료를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고 적었다. 2022년에 카페 프랜차이즈 대표에게 이체한 내역 등 자료도 경찰에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두 회사는 투자계약을 맺고 일을 벌였던 것은 아니었다. 경찰은 이 고소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검찰도 같은 결론을 냈다.

블록체인 컨설팅 업체 B사가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A사의 대표에게 투자자 6명으로부터 받은 8000만원을 송금한 내역. [독자 제공]


같은 일을 두고 커피 프랜차이즈 측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코인 상장 사업을 A사와 함께 진행한 것은 맞지만 중간에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협업을 끝냈다”고 말했다.

당시 A사가 입금한 돈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상장을 위한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은 아니었다”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슨 용도로 그 돈을 주고 받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측은 코인과 관련해 불거진 문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피해자, 투자금을 모집한 컨설팅사, 코인을 상장하겠다던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간 주장이 충돌하는 상황. 향후 쟁점은 ▷프랜차이즈와 A업체 간의 관계 ▷모집했던 투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코인 상장이 이뤄지지 않았던 배경 등으로 정리된다.

블록체인법학회장을 지낸 판사 출신 이정엽 법무법인 로집사 대표변호사는 “애초에 코인 생태계나 네트워크를 구축할 의사 없이 투자금을 모집했거나 투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면 사기 성립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상장 가능성이나 수익성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브랜드의 신뢰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됐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무조건 상장된다거나 상장 이후 수익이 보장된다는 식의 설명이 있었다면 당시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고지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투자금을 받은 쪽이 어떤 의사로 투자자를 모집했는지 실제 투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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