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동문, 학부모 나서 “무분별한 마녀사냥”
동문회장 “후배들 성장하는 기회 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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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6월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중 5·18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구호를 외쳐 물의를 일으킨 배재고 야구부에 대해 6개월 출전 정지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사진은 3일 오전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의 모습.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김서현·이준영 수습기자]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중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를 둘러싸고 징계 철회와 학생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생 인권 단체와 배재고 동문들은 나서서 “학생들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학교 전체로 번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학인연)는 3일 오전 11시께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배재고 학생들에 대한 집단 탄압과 근조화환 테러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원회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서울시교육청과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차례로 찾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장에는 학인연 관계자·배재학당 동문·일반 시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민향 학인연 대표는 “학생들이 지금 극심한 불안에 빠져 있어 하루 동안 세 차례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 “무분별한 좌표 찍기와 마녀사냥으로 학생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앞 근조화환은 시위를 가장한 협박이자 테러 행위”라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6개월 전국대회 출전 정지 처분과 서울시교육청의 징계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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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11시께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 배재학당 등 배재고 학생 인권침해를 규탄하러 나온 약 50명이 ‘학생들을 보호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서현 수습기자 |
신 대표는 “학생들이 잘못한 부분은 교육적으로 지도해야 할 문제다. 프로 입단을 막거나 학생들의 미래를 끊는 방식의 대응은 교육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사자 학부모들도 학생 보호를 위해 언론 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더 이상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찾은 한 50대 여성은 “학부모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모두 키운 입장에서 나왔다”며 “우리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 이런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면 화가 난다. 당사자 학부모들의 마음은 더 힘든 것 같아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
배재학당 소속의 한 70대 동문은 “학생들은 야구장 응원 분위기에 휩쓸려 구호를 외친 것인데 정치적으로 확대하여 해석되고 있다”며 “잘못은 교육적으로 바로잡아야지 학생들의 앞길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배재학당 동문은 “학생들에게는 공부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야구부 선수들에게도 경기에 나갈 권리가 있다. 전국대회 출전 정지는 사실상 진학과 선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징계”라며 “당시 경기장에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도 많이 와 있었던 만큼 출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학생들의 미래를 가로막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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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입구에 화환이 놓여있다. 임세준 기자 |
이에 앞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도 배재고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이 몰려갔다. 원래 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지만 학부모들이 논의한 끝에 회견은 취소했다. 배재고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김동연 배재학당총동문회 회장은 협회에 탄원서를 제출한 뒤 건물 로비에서 해당 내용을 낭독했다. 김 동문회장은 “청룡기 대회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광주제일고 학생 선수와 동문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후배들이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며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밝혔다.
또한 “후배들의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의 가능성과 미래도 함께 살펴 달라”며 “한 번의 경험이 평생의 교훈이 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현장에는 배재학당총동문회 회원·재학생 학부모·학생스포츠인권위원회 관계자·70~80대 졸업생 등 수십 명이 모였다. 참석자들은 “징계 철회해”, “애들이 무슨 죄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배재고 졸업생 이석곤(58) 씨는 “뉴스를 보고 참다 참다 울분이 터져 나왔다”며 “응원이 과격했다는 이유만으로 6개월 출전 정지를 내리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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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전 10시40분께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징계를 규탄하러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찾은 배재고 졸업생들의 모습. 이들은 “어른 싸움에 애들이 휘말렸다”고 주장했다. 이준영 수습기자 |
재학생 학부모들은 야구부를 넘어 일반 학생들에게까지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배재고 1학년 학부모 박모 씨는 “교복만 입고 있어도 대중교통에서 욕설을 들었다는 사례가 학부모 단체방에 올라오고 있다”며 “야구부 문제가 학교 전체 학생들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 씨는 “사건 이후 야구부 학생들은 조사와 사실 확인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고 일반 학생들도 학교 앞 취재진과 근조화환 등으로 큰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잘못은 교육적으로 바로잡아야지 모든 학생에게 낙인을 찍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인연은 교육부·서울시교육청·국무총리비서실·국가인권위원회 등에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하고 학생 보호 대책 마련을 요구한 상황이다. 민원에는 온라인상 학생들의 실명과 사진 유포, 학교 앞 근조화환 설치 등으로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개인정보 삭제 조치·심리 상담 지원·교육 현장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국회 국민 동의 청원에는 ‘고교 야구 선수의 일상적 표현에 대한 과도한 중징계 철회 및 재심의 요구’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공개 요건인 100명 이상의 찬성을 충족해 현재 국회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국회는 최대 7일 이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