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름, 동남아 됐다…폭염에 연간 29억시간 ‘노동 증발’

도쿄 7~8월 기온·습도 방콕·싱가포르 수준
노동손실 10여년 새 두 배…열사병 사상자도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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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기후변화로 일본의 여름이 갈수록 더 덥고 습해지면서 생산성 저하에 따른 노동시간 손실이 연간 29억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의 한여름 기온과 습도는 이미 태국 방콕과 싱가포르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됐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자료 등을 토대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주요 도시의 기후를 분석한 결과, 7~8월 도쿄의 최고기온과 습도는 방콕과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와 2010년대에 비해 기온과 습도가 모두 높아지며 ‘열대화’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폭염과 높은 습도는 체온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작업 효율을 크게 낮춘다. 영국 의학저널 랜싯이 업종별 노동 강도와 취업자 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일본의 근로자 1인당 노동시간 손실은 연간 43시간으로 추산됐다. 하루 8시간 근무 기준으로 5일이 넘는 수준이다.

이를 일본 전체 근로자로 확대하면 연간 노동시간 손실은 약 28억9000만시간에 달한다. 이는 2010년대 연평균 14억여시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폭염에 따른 노동손실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업과 건설업 비중이 높은 중국은 지난해 근로자 1인당 노동시간 손실이 96시간으로 일본의 두 배를 웃돌았다. 랜싯은 폭염으로 인한 잠재적 경제 손실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조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각국은 폭염 속 근로시간 제한과 안전 규정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노동안전위생규칙을 개정해 열사병 위험 작업장의 보고 체계와 응급 대응 절차를 사업자 의무사항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폭염 피해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열사병 사상자는 1681명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하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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