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시드니 가는데, 시드니 사람들은 어디 갈까?[함영훈의 멋·맛·쉼]

뉴사우스웨일즈 서던하이랜드의 보우럴
‘8월의 크리스마스’ 흰눈 내리는 남부고원
남위 35도, 남반구 지리산..트레킹+인문학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남부고원(Southern Highlands). 드론으로 광역촬영하면서 호주 남동부 바다가 보인다. 실제로는 차로 1시간 거리.

 

서던하이랜드의 중심도시 보우럴 다운타운

[헤럴드경제(뉴사우스웨일즈 보우럴)=함영훈 기자] 한 여름으로 치닫는 우리의 북반구와는 달리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7월초, 겨울의 초입에 들어섰다.

우리는 한여름, 서늘한 시드니로 놀러가는데, 시드니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이 나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즈 주 주도인 시드니는 늦가을의 정취가 여전하지만, 그 남쪽의 서던 하이랜드(Southern Highlands:남부고원)는 아침 저녁으로 초겨울의 쌀쌀한 공기가 휘감는다.

서던 하이랜드 중심도시 보우럴은 남위 35도이다. 북위 35도는 지리산 일대와 로컬 K-컬쳐 중심도시 중 하나인 전주 쯤이다. 적도를 기준으로 남·북위가 같아도, 한국은 시베리아와 가까워 호주보다는 약간 더 춥다. 7월말-8월초 보우럴에 한겨울이 온다고 해도 전주보다는 덜 춥다는 얘기다.

늦가을 서던하이랜드 센테니얼바인야드의 포도밭 석양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는 적당히 더운 12~1월의 여름, 적당히 추운 7~8월의 겨울을 가졌다.

흰눈 내리는 ‘8월의 크리스마스’ 리얼리즘 영화를 다시 찍는다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서던하이랜드가 딱 맞겠다.

호주 최대도시 시드니와 호주 수도 캔버라 시민들에게 보우럴, 미타공, 베리마, 울렁공 등 서던 하이랜드 지역은 좋은 주말휴양지이다. 도시에서 벗어나 가족 혹은 친구들과 농·어촌 체험학습, 혹은 설악산 등산 가는 느낌이랄까. 남부고원지대가 아니라도, 뉴사우스웨일즈 주 남부, 남서부 지방에서 7~8월 겨울에 스키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차를 타면, 시드니 남쪽으로 1시간 30분쯤 걸리고, 캔버라 동쪽으로 1시간 50분쯤 걸리는 서던 하이랜드(남부 고원) 지역은 날씨가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 북부, 퀸즈랜드 보다 서늘하니, 포도가 더디게 익고 당분이 더욱 진하게 농축되어 와인이 달다.

서던하이랜드 보우럴의 팜 하이킹

7~8월에 즐기는 스키장 역시 시드니 남부와 서부에 많다. 이맘때, 한·중·일 동북아 국민과, 열섬에 휩싸인 유럽과 미국 등 북반구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 하다.

서던 하이랜드의 와인과 농산물은 호주는 물론 세계에서 최고급 반열로 평가된다. 주민들의 인심도 좋다. 서양인의 얼굴을 가진 강원도 사람이랄까.

울창한 자연 풍경과 목가적인 매력이 있는 이곳엔 와인여행, 산악국립공원 등산여행, 로컬푸드 미식여행, 농촌체험여행객들이 많다. 보우럴, 베리마 같은 거점 소도시는 빅토리아 시대 문화유산, 100년 이상 된 노포도 적지 않다.

서던하이랜드 관광안내소

 

서던하이랜드 관광안내소 트레킹 추천지 안내, 피츠로이폭포

미타공이라는 소도시에 서던하이랜드 관광안내소(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다. 다양한 여행정보도 제공하고, 꿀과 버섯, 친환경 코스메틱 제품 등 지역 특산품도 전시 판매한다.

이곳의 안내원들은 “서던 하이랜드엔 트레킹 여행객들이 많고, 미타공 버섯터널, 레트포드 정원, 밀턴파크 고택 정원, 베리마 영국풍 마을 등 역사산책을 위해 방문하는 여행자도 꽤 있다”고 귀띔한다.

농촌 체험으로는 ▷벤둘리 에스테이트, ▷레트포드 파크 내 꿀벌 농장, ▷쓰리 블루 덕스 버라도 파크 농장, ▷포도밭 와이너리인 센테니얼 바인야드 등을 찾는다.

버라두목장의 소는 황소와 물소를 섞어놓은 듯 하다.

인기 있는 자연 트레킹 코스는 ▷자연- 벨모어, 캐링턴 & 피츠로이 폭포, 배런 그라운드, ▷모튼 국립공원 분다눈 구역, ▷분고니아 국립공원 동굴과 암벽, ▷세실 호스킨스 자연 보호구역, ▷기버구니야 보호구역, ▷글로우 월 글렌, ▷마운트 지브롤터, ▷봉봉 트랙 및 로버트슨 자연 보호구역이다.

헤리티지 탐방 및 산책 코스는 ▷베리마 마을거리와 베리마 리버 산책로, ▷옛것과 현대적인 요소가 적절히 섞인 보우럴 다운타운, ▷미타공 마을길과 옛철도 터널 버섯양육장, ▷모스 베일 역사 마을 산책로, ▷박스 베일 트랙, ▷브래드먼 & 체리 트리 산책로, ▷피츠 로이 아이언 웍스 등이다.

베리마강변 산책

 

보우럴 타운타운엔 빅토리아시대 건물들이 많다.

다운타운은 서던 하이랜드 중심도시인 보우럴이 가장 매력적이다. 이곳은 여행자가 주민들 하는대로 따라하고, 주민들도 마을 여행하듯 일상 물건을 산 뒤, 브런치를 먹으며 이웃과 정담을 나눈다. 주민과 여행자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재주를 보우럴 다운타운이 가졌다.

옛 건물과 요즘 건물들의 조화가 자연스럽고, 유명한데 비싸지 않은 식당, 부티크 상점, 와이너리, 주민과 여행자가 함께 즐기는 빵집과 카페들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The King’s Warden)’ 강원도 영월 거리 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린 레인은 이 도시의 인기 있는 더티 제인스 마켓 옆에 위치한 매력적인 쇼핑 및 먹자골목이다. 마그네슘 살균효과가 있는 실내 디퓨저 스프레이 등 가정용품 판매점과 선물 가게 등이 늘어선 이 레인을 지나면 녹지가 풍부한 마을 광장으로 이어진다.

보우럴의 봉봉거리는 현지인과 여행객들의 조식 혹은 브런치 명소로, 누가 굴러온돌인지 박힌돌인지 구분이 안간다. 보우럴은 여행자와 현지인을 일체화시키는 재주를 가졌다.

봉봉거리에선 아이디어 상품, 생활필수품 가게가 많고, 하이 스트리트 구역에선 뉴사우스웨일즈 주가 추천한 지역 특산품 상점이 있어 보물찾기 하듯 쇼핑을 한다.

더티 제인스는 빈티지 애호가들이 즐겨찾고, 구넛 파티세리엔 전통 공예점도 있고, 페이스트리, 디저트, 파이를 파는 코너도 있다. 루체트 브런치 카페에선 주민·여행자의 미소가 똑같아서 누가 여행자이고 누가 현지인인지 좀처럼 구분이 되지 않는다. 주지하다시피, 호주엔 동양계 주민들도 많다.

쌀쌀한 날씨가 한풀 꺾여 봄기운이 움트기 시작하는 8월말(8.29~30)엔 다시 여행자들은 시드니에 집결한다. 세계7대 메이저 마라톤대회인 시드니 마라톤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뉴사우스웨일즈 주 여행기는 계속됩니다.)

베리마 에샬롯 레스토랑의 현지인 스태프는 한국인 아저씨 여행기자가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인 뒤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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