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도 AI 시대…사람 역할 바뀐다

한은, 세계은행과 공적 자산운용기관 입문서 발간
“자산운용 AI 도입은 전략적 필수…아직 초기 단계”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은행 본관과 별관. [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등 공적 자산운용기관의 패러다임이 전면적으로 바뀌고 있다.

자산운용 직원의 역할이 단순 업무 수행에서 인공지능(AI)이 제시한 결과를 해석·검증하고 최종 투자 판단을 내리는 방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전사적인 AI 전략을 갖춘 공적 자산운용기관은 10곳 중 2곳에도 못 미쳐 AI 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5일 세계은행(WB) 재무국과 공동으로 발간한 ‘공적 자산운용기관의 AI 도입과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입문서(AI Guidance Note for Public Asset Managers)’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공적 자산운용기관은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공적연기금 등을 포함한다.

한은은 이번 입문서를 통해 자산운용 분야의 AI 활용을 크게 ‘생산성 향상’과 ‘투자전략 활용’으로 구분했다.

생산성 향상 분야에서는 데이터 추출 자동화와 보고서 초안 작성 등 반복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전략 분야에서는 시장 정보 분석과 포트폴리오 구성, 거래 실행 등 투자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확산에 따라 자산운용 인력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한 자료 작성과 분석보다 AI가 산출한 결과를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사적인 AI 전략을 수립한 공적 자산운용기관은 전체의 약 16%에 불과했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운용에 AI를 활용하는 기관도 12%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AI 활용 확대와 함께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편향과 알고리즘 오류 등 AI 고유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기관 차원의 거버넌스와 관리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명확한 비전과 최고경영진의 리더십 ▷AI 정책과 내부 규범 등 전략적 기반 ▷인프라 구축과 조직문화 조성 등을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한은은 “AI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전략적 필수 요소”라며 “각 기관은 실현 가능성과 기대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선순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책임 있는 AI 도입은 단순한 기술 적용이 아니라 기관의 역량과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글로벌 유관 기관 간 경험 공유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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