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 이사회 건너뛴 상시 경영 개입·전임 대표 사적 압박 논란
“대통령이 총리하고만 일하냐” 대표이사 권한 무력화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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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최근 한미약품그룹에서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일방적인 신사업 입장 번복과 추가 지분 확보를 둘러싼 자금 조달설 등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거버넌스(기업 지배구조) 이슈가 연이어 제기되면서 시장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한미약품그룹은 박재현 전 대표이사의 연임이 무산된 후 황상연 신임 대표 체제를 공식화하며 전문경영인 중심의 독립 경영을 표방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대주주인 신 회장이 사내외 임원들을 연결고리 삼아 상시적인 경영 개입을 이어오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신 회장이 전문경영인을 상대로 자신을 ‘대통령’에 비유하며 경영 개입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주주 가치를 강조하는 최근의 개정 상법안 흐름과 상충되는 지배구조 리스크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법조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한양에스앤씨는 과거 경남 함안군으로부터 57억원의 고용 보조금을 수령하고도 의무 고용 인원을 채우지 못해 대법원으로부터 20억원대 보조금 환수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고용 창출이라는 공적 계약과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대주주 측에 철퇴를 내렸다.
이러한 기조는 한미그룹 내에서도 반복되며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신 회장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모녀와 맺은 주주 간 상호 합의 계약을 사흘 만에 번복해 가톨릭성모병원 요양 사업 연계 등 미래 비전으로 추진되던 프리미엄 실버타운(반포 시니어케어) 신사업을 무산시켰다. 이로 인해 현재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당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의 차남 임종훈 사장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을 통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타진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장을 다시 한번 뒤흔들었다. 비록 임 사장의 거절로 실제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대규모 자금 조달 추진 사실만으로도 경영권 구도 변화 가능성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다. 임 사장은 지난 2일 보유 중이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제3자에 매각하며 “한미그룹 창업주 임성기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뜻을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 누님인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불안정은 과거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서도 심각한 갈등을 유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재현 전 대표이사가 자신을 배제한 채 사내 임직원들을 통해 업무가 추진되는 것에 반발하자, 이를 전해 들은 신 회장이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자신을 대통령에 빗대어 “대통령이 국무총리하고만 일하느냐. 때로는 장관도 부르고 국정원장도 불러다 일하는 것”이라며 대표이사 권한을 무력화하는 발언을 이어갔다는 전언이다.
신 회장은 이사회 내 직함이 기타비상무이사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대표이사를 건너뛰고 임직원들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내리는 구조를 당연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박 전 대표에게 사유재산인 부동산 리스트를 요구하는 등 사적 압박을 가한 정황도 포착됐다.
현재 고문으로 물러난 박 전 대표는 헤럴드경제에 “그 대주주는 이사회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에 대한 모욕성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대주주의 경영 개입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을 많이 잃었고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후유증이 남은 상태”라며 “여전히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욕성 발언이 지속된다면 명예훼손 등 법적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 개인의 상습적인 약속 번복과 경영 전횡이 해소되지 않는 한, 주주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정상화는 당분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상장회사를 대주주 개인의 사유물처럼 여기는 지배구조 인식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이러한 지배구조(거버넌스) 불안정이 기업이 가진 본연의 신약 개발 호재마저 희석시키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이미 새로운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가 재정비하고 있고, 비만약 출시 등 올해 추진해야 할 사업들이 산적하다”면서 “특정 대주주와 관련한 언급은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본지는 반론을 듣기 위해 신 회장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