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배송·고객센터도 ‘스톱’…10만 생존권 위협 현실로

폐업 위기 몰린 홈플러스
온라인 배송 이어 고객센터 운영 중단
즉시항고 위해선 2000억원 조달해야
영업 정상화 ‘불투명’, 유동부채만 4조
납품대금 지급 못해 10만명 고용 위험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5일 서울 한 홈플러스 점포 앞에 마트노조의 벽보가 걸려 있다. [연합]


홈플러스가 전국 모든 매장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온라인 고객센터 운영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매출 창구인 온라인 부문이 사실상 멈춘 것이다. 법원이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14일 시한부 조건’을 내건 가운데 파산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온라인 고객센터 운영을 중단했다. 홈플러스 측은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지난 3일 “당사 내부 운영 이슈로 온라인 고객센터 운영이 4일부로 중단된다”고 밝혔다. 온라인 배송이 사실상 멈추면서 관련 민원을 처리하던 고객센터의 운영 역시 멈춰세운 걸로 풀이된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일부터 전국 모든 지점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인 ‘매직배송’을 중단했다. 홈플러스가 운송업체에 운송대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상품 공급 감소로 주문량도 줄어든 영향으로 파악된다. 온라인 배송은 지난 2024~2025 회계연도 기준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섰다. 현재 홈플러스는 중단된 온라인 배송 대신 고객이 직접 방문해 상품을 받아가는 ‘픽업 서비스’와 택배 상품만 운영 중이다.

업계는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이 지난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이후 홈플러스나 채권자들은 20일까지 즉시항고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으면 폐지 결정이 확정된다.

즉시항고를 위해선 2000억원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운영자금이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제출한 회생계획안 수정안에는 수익성 없는 점포 정리, 영업 양도, M&A(인수·합병) 등이 담겼다. 재판부는 이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지만, 수행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폐지의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조달 방안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금을 에스크로에 예치했지만, 나머지 1000억원은 MBK 측이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MBK는 2000억원을 메리츠가 모두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1000억원에 대해 회사 차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고, 이미 김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다는 주장이다. MBK는 메리츠가 내걸었던 ‘회사와 김병주 MBK 회장’의 연대보증 조건을 수용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메리츠 측은 김 회장의 개인 보증에 대해 확답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2주 만에 자금 조달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영업 정상화는 불투명하다. 자금난 우려로 납품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매대 곳곳이 비었고 온라인 배송마저 중단된 영향이다. 정상화를 위한 비용 투입이 우선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하면 고객이 줄고 다시 매출이 감소하는 악순환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홈플러스가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는 2월 말 기준 4조2897억원에 달한다.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홈플러스는 결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 이후 법원이 홈플러스에 파산을 선고하고, 자산을 채권자들에 배당하는 청산 절차가 진행된다. 법원이 파산 관재인을 선임하면 관재인이 회사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홈플러스 자가 점포 62개는 메리츠에 신탁 담보로 잡혀 있어 파산 시 메리츠가 담보로 잡은 점포들을 처분하며 대출 원리금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트가 폐점하면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경쟁사가 해당 점포를 인수할 수도 있다. 다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근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계의 업황 침체로 인해 인수전에 뛰어들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점포 부지를 주상복합·물류센터·오피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산 땐 직원과 입점 업체 점주,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 전단채 투자자들까지 광범위한 피해를 보게 된다. 홈플러스 직원은 지난달 기준 약 1만2000명이다. 간접 고용 인원 1000여명도 모두 실업자가 된다. 현재 홈플러스에 상품을 납품하는 업체 수도 4600개에 달한다. 입점 업체 등까지 포함하면 생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은 10만명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영업을 잠정 중단한 전국 37개 대형마트 매장의 폐점을 결정했다. 폐점 대상 점포 근무자는 약 3500명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폐점 점포에 근무하는 ‘책임 이상’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 계획도 철회했다.

홈플러스 납품 중소기업·소상공인 150곳이 아직 받지 못한 납품 대금 규모는 업체당 평균 7억74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일반 상거래 채권은 후순위 채권인데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2월 말 기준 104억원에 불과하다. 전단채 피해자도 4019억원에 달하는 피해액을 구제받기 어렵다.

마트노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만 명의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무너뜨리는 사회적 재난”이라며 “14일 안에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긴급조치를 통해 홈플러스 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정대한·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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