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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하의봄 음악축제 준비위원회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올 여름, 조성진이 온다. 리사이틀은 물론 한국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실내악까지 만날 수 있는 자리가 7월 한 달간 이어진다. 세계 클래식 무대의 정점에선 조성진이 서울과 부천, 평택을 오가는 밀도 높은 국내 투어로 클래식 팬들과 만난다. 이번 대장정에선 조성진의 한층 깊어진 예술적 외연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투어의 서막은 조성진이 직접 구축한 ‘음악 네트워크’의 정수를 보여주는 실내악 무대다. 조성진은 오는 1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15일 화성아트센터, 16일엔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 체임버 콘서트’를 연이어 개최한다.
이번 무대에선 ‘베를린필 네트워크’의 주역들 총출동한다. 조성진이 직접 초청한 동료들의 면면이 화려한다. 15년 넘게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어온 악장 다이신 카시모토를 필두로, 수석 클라리넷 연주자 벤젤 푹스, 수석 호른 연주자 슈테판 도어가 합류한다. 여기에 한국인 최초 베를린필 종신 단원인 비올리스트 박경민과 도이치 그라모폰(DG) 전속 아티스트인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가 가세해 무대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프로그램은 오직 브람스의 실내악 작품으로만 채워진다. 따뜻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호른 삼중주 E플랫장조’로 시작해 후기 브람스의 고독과 성숙함이 묻어나는 ‘클라리넷 삼중주 a단조’, 강렬하고 극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압도하는 ‘피아노 사중주 제1번 g단조’가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지난 2024/25 시즌 베를린필 상주 아티스트로 활약하며 다진 깊은 교감이 피어날 무대다.
실내악의 열기는 고스란히 독주 무대로 이어진다. 오는 19일 롯데콘서트홀과 29일 평택아트센터에선 조성진의 음악적 깊이를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리사이틀이 이어진다.
독주회의 핵심 키워드는 ‘춤(Dance)’이다. 바로크 시대의 정형화된 춤곡부터 현대의 파격적인 선율까지, 시대와 형식을 관통하는 대담한 프로그램 구성이 돋보인다.
리사이틀은 그야말로 새로운 영역을 향한 조성진의 예술적 도전이 느껴진다. 1부는 바흐의 ‘파르티타 제1번 B플랫장조’로 우아하게 문을 연 뒤, 쇤베르크의 ‘피아노 모음곡 Op.25’로 이어진다. 전통적인 바로크 춤곡 형식을 12음기법이라는 현대적 어법으로 재해석한 쇤베르크는 그간 조성진이 무대에서 자주 선보이지 않았던 낯선 레퍼토리다. 슈만의 ‘빈 사육제의 어릿광대’는 화려하고 환상적인 축제의 춤을 그려낸 1부의 정점이다.
2부는 오직 쇼팽으로만 채워진다.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가 사랑하는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그는 이번 무대에서 쇼팽의 왈츠 14곡 전곡을 연주한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서 그가 축적해 온 시간의 깊이와 섬세한 시적 음악성이 ‘춤’이라는 거대한 서사 안에서 어떻게 발현될지가 이번 독주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이번 투어는 한국 클래식 시장의 질적 성장과 지역 분산이라는 측면에서도 중대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롯데콘서트홀은 조성진을 2026년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음악가)’로 선정했다. 단순한 대관이나 초청 공연 형태를 탈피, 아티스트가 직접 기획과 프로그램 구성 전반을 주도할 수 있도록 공연장이 전폭적으로 지원한 결과물이다. 조성진은 2016년 롯데콘서트홀 개관 당시 국내 첫 단독 리사이틀을 이곳에서 가졌다. 10년의 세월을 복기하는 이번 상주 무대는 더욱 뜻깊다.
지역 클래식 관객을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특히 화성아트센터, 평택아트센터는 지난해 개관한 공연계 후발주자들도 조성진의 입성과 함께 수도권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