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덴버에서 남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콜로라도 스프링스에는 ‘가든 오브 갓(Garden of the Gods)’이라는 퍼블릭 시티파크가 있다. 현지에 사는 친구와 함께 이른 새벽 산행을 했다. 오랜 기간 세상풍파를 견디어 오면서 휘어진 고목 한 그루을 발견했다.마치 그 나무줄기는 우리의 인생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으로 잔뜩 허리를 굽힌 채 버티고 서 있고, 그 뒤로 펼쳐진 바위 산들에 비친 황금빛 아침햇살이 만들어 낸 풍경은 ‘신들의 정원’이라는 멋진 이름에 걸맞는 환상이었다.

양희관(베네딕트)/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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