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야구팬들이 기념품을 사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이용경 기자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의 마지막 경기가 열린 21일에도 국내·외 야구팬들은 오타니·김하성 등 스타 플레이어들의 활약을 보기 위해 고척스카이돔에 모였다. 오타니 통역사가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로 전격 해고되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야구팬들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개막전과 다름 없이 한결같았다.
LA 다저스의 오타니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 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실외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취재진의 접근이 제한된 실내 훈련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경기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타니는 전담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로 전격 해고되면서 취재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오타니를 대리하는 로펌 버크 브레틀러 LLP는 21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오타니가 최근 대규모 절도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당국에 사건을 넘겼다”고 밝혔다.
이날 ESPN 등 미국 현지 매체도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불법 도박 조직으로 거액이 송금됐고, 미국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즈하라는 당초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가 대신 송금 처리해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타니 측은 미즈하라에게 절도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다저스는 21일 미즈하라를 즉각 해고했고, 오타니는 정상적으로 이날 샌디에이고와의 2차전에 출전한다. 다만 오타니는 고척돔 더그아웃과 클럽하우스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오타니 통역사 사태’로 LA 다저스의 팀 분위기는 무거웠던 반면, 전날 개막전에서 패배한 샌디에이고의 팀 분위기는 활발했다.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취재진과 자유롭게 인터뷰하며 서울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준비했다.
21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야구팬들이 티켓 체크인을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 이용경 기자 |
난처한 상황에 처한 오타니와는 달리 국내·외 야구팬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오타니와 김하성 등 스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본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천 송도에 거주하는 강기호(30)씨는 전날 열린 개막전에 이어 21일 2차전에도 경기를 보러 고척돔을 찾았다. 그는 “오타니가 니혼햄 파이터스에 있을 때부터 줄곧 좋아했다”며 “오타니는 타자를 할 때보다 투수를 할 때가 진짜 멋있는데, 지난 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투수를 못하고 있다는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열린 개막전에선 글러브 미트에서 공이 빠져 다저스가 역전승을 했지만, 승패 결과와는 상관 없이 메이저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본다는 자체가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김재원(29)씨는 “원래 키움히어로즈의 팬인데, 개인적으로 오늘 2차전에선 김하성 선수가 좀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어제는 아쉬웠지만, 오늘은 시원한 한 방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저스가 평소에도 잘 하는 팀이고 샌디에이고가 전적에서 많이 밀리긴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이길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됐던 개막전 암표 거래로 인한 피해 사례는 2차전 현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고척돔을 순찰하고 있던 서울청 기동순찰대 소속 한 경감은 “주최 측이 사전예매 방식으로 티켓을 발행해서 그런지 현장에서 암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윤영찬(46)씨는 초등학생 아들인 다현(12)군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윤씨는 “아들과 야구장을 처음 왔는데, 어렵게 티켓을 구해서 기대된다”며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다저스 데뷔전을 하는데, 시범경기 때 워낙 부진해서 경기 결과엔 변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현군은 ‘아버지와 함께 야구장을 온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좋다”며 “LA 다저스를 응원하고, 오타니 선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21일 ‘오타니 쇼헤이’를 빼닮은 일본인 틱토커 ‘노타니 쇼헤이(본명 이데구치 요시키·27)’가 고척돔 앞에서 ‘야마모토 요시노부’ 닮은꼴인 동료 틱토커 ‘히데켄 스케(38)’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용경 기자 |
경기장 밖에선 ‘오타니 쇼헤이’를 닮은 일본인 틱토커가 야구팬들을 만나고 있었다. ‘이데구치 요시키(Ideguchi Yoshiki·27)’가 본명인 틱토커 ‘노타니(Nohtani) 쇼헤이’는 “오타니 선수와 야마모토 선수가 한국에 온다고 해서 한국을 찾았다”며 “티켓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오타니와 야마모토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들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저희에게 말을 걸고 사진 촬영을 요청해주고 있어서 (인기를) 굉장히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