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랜식위원회 PHD식단 이용, 대규모 연구
탄소발자국 감소 ·조기 사망률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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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기후위기 대응 식단이 건강을 위한 최고의 식단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식단으로 유명한 ‘PHD(지구건강식단)’이 조기 사망률을 30% 감소시킬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연구는 학술지 미국 임상영양저널 최신호에 발표됐다.
PHD 식단은 지난 2019년 저명한 스웨덴 민간단체 ‘잇-랜식위원회’(The EAT-Lancet Commission on Food, Planet, Health)가 지구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위해 제안한 식단이다. 해당 식단이 질환 예방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특히 30%라는 조기 사망률 감소 수치는 주목할 만 하다. 의학전문가들에 따르면 음식과 질병 예방과의 연관성을 입증한 과학적 연구에서 보통 20%가 넘는 수치는 연관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더욱이 이번 결과는 미국인 20만 명을 30년간 추적관찰한 ‘대규모’ 연구에서 나온 수치다.
연구의 결론은 쉽게 말해 “지구와 인류의 건강을 위해 현재보다 붉은고기와 유제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PHD 식단 섭취 그룹은 해당 식단과 가장 거리가 먼 식습관의 사람들보다 주요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가능성이 최대 30% 낮았다.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14%, 폐질환 47%, 알츠하이머병 및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8% 낮았다.
동시에 PHD 식단은 다른 식단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최대 29% 낮았다. 농경지 사용은 51%, 비료 사용 21%, 물 사용량은 13% 낮았다.
‘잇-랜식위원회’가 제안한 PHD 식단 구성[ 잇-랜식위원회 보고서 한글버전 캡처] |
PHD 식단의 효과가 크다고 해서 고기와 유제품이 모두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연구진이 강조하는 핵심 사항이기도 하다. 연구를 이끈 월터 윌렛(Walter Willett)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 교수는 “PHD 식단을 시도할 때 고기를 끊을 필요는 없다”며 플렉시테리안 식단(Flexitarian diet)과 같은 ‘유연성’을 강조했다. 플렉시테리안은 평소 채식을 추구하지만 경우에 따라 동물성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이다. 이어 그는 “간단한 원리만 알면 국가별 전통 음식에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HD 식단은 기존보다 붉은고기와 유제품 섭취를 줄이면서 식물성 식품 위주로 식단을 구성한다. 접시의 절반은 과일과 채소로 채우고, 나머지 절반은 통곡물, 식물성 단백질, 건강한 오일 등으로 구성된다. 식물성단백질로는 콩류와 견과류를 풍부하게 먹고, 아보카도와 올리브유 등으로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한다. 탄수화물은 현미, 오트밀, 퀴노아, 보리 등의 통곡물을 먹는다. 반면 과일주스, 청량음료, 디저트 등의 가공식품은 줄인다.
지속가능한 식단이 서구 식단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지난 2021년 국제학술지 ‘랜싯’에 실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세계은행 자료를 통해 지난 2017년 식품 가격을 기반으로 150개 국가의 식단 비용을 계산한 결과, 육류와 가공식품을 줄이고 신선한 식물성 식품을 더 섭취한다면 비용이 보다 감소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 절감의 효과는 육류를 가장 많이 먹는 고소득 서구권에서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