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전력시설 대규모 공습…‘나토 동맹’ 폴란드 경계 태세

수도 키이우부터 북부·남부 등지서
미사일 120발·자폭드론 90기 폭격
나토 접경 서부 타격에 인근국 긴장


우크라이나 비상구조대 대원들이 17일(현지시간) 리비우에서 러시아 로켓 공격 이후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의 전력시설에 또다시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동부 최전선인 우크라이나 서부까지 타격이 이어지자 동맹국인 폴란드가 자국 내 전투기를 출격시키기도 했다.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현지시간) 러시아가 미사일 약 120발, 드론 약 90기를 동원해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적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시설이었다”며 “불행히도 공습과 파편 낙하로 인해 이들 시설이 손상됐다”고 전했다.

헤르만 갈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도 같은 날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전력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적들이 우크라이나 전역의 발전·송전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공격은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북부, 남부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이뤄졌다.

키이우에서는 주거용 건물에 파편이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2명이 다쳤다고 시 당국자가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북서부 볼린에서는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고 남부 미콜라이우에서는 밤사이 드론 공격으로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전선 근처 자포리자와 남부 오데사도 폭격을 받았고 중부 크리비리흐, 리우네, 서부 리비우 등지에서도 다수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폴란드는 이날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해 공군 전투기를 급파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다만 전투기는 폴란드 영공 내 머물렀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폴란드 작전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 서부 등을 겨냥한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에 대응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병력과 자원을 동원했다”며 “대기 중인 전투기 조를 출격시켰고 지상 기반 방공망과 레이더 정찰 시스템을 최고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응에 대해 “위협받은 곳과 가까운 지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전쟁 개입이 아닌 잠재적 위협에 따른 예비적 대응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서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토 동맹국으로 러시아가 전선을 벗어나 우크라이나 영토 깊은 곳을 공습할 때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전력시설을 집중 파괴해 왔다. 이는 정전과 난방 등을 어렵게 해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축시키려는 심리전 성격도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8월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에 200발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 공습을 감행해 에너지 기반 시설에 타격을 입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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