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돌보고 경제 챙기고…탄핵 너머 바라보는 이재명[이런정치]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제·민생 연일 강조
尹탄핵 및 향후 대선 염두에 둔 행보 분석
“尹탄핵 가결시 사실상 대선레이스 시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근 행보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여름 당대표 연임에 나서면서 던졌던 ‘핵심 브랜드’가 ‘먹사니즘(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고, 평소에도 경제와 민생의 중요성을 늘 언급하긴 한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특히 더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말하면서 ‘민생과 경제 되살리기’가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궁극적 목표가 대권인 이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상황은 물론 조기 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국에서 ‘확실한 수권 역량’을 보이기 위한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당신의 그 알량한 자존심, 그 알량한 고집, 그 때문에 수많은, 5200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왜 고통을 겪어야 하나”라며 “이 나라 경제가 망가지고 대외 신인도는 떨어지고 미래는 훼손된다. 대체 누구에게 득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탄핵에 찬성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말고, 윤 대통령께서도 이제 다 내려놓으시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무 집행 최고책임기관인 최고위원회 회의를 매일 열고 있다. 당분간 날마다 이어질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매주 월·수·금요일, 일주일에 세 차례 열리는데 이번 주에는 매일 개최되고 있다. 상황에 따른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도 그때 그때 진행 중이다.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더욱 혼란스러워진 정국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다.

매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거듭 경제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주 월요일(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즉각 사퇴하지 않고 버티면 환율과 증권시장, AI 반도체 등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에 돌이킬 수 없는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고 했다. 외환시장, 주식시장 등 경제 불안을 언급하면서 “무엇보다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하고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튿날인 화요일(10일) 최고위원회의에선 “여야 그리고 정부, (이렇게) 3자가 모여 최소한 경제만큼은 함께 대안을 마련하기 바란다”며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 구성을 제안했고, 수요일(11일)엔 민주당 차원의 비상경제점검회의를 별도로 열었다. 당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들도 생존 기로에 놓여 있다”며 “이들에 대한 특별자금 지원 방안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 같은 이 대표 발언과 행보가 평소 강조하던 부분과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가 내세우는 것이 ‘먹사니즘’이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늘 강조하는 만큼 최근 일련의 행보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이러한 행보를 차기 대선과 연결짓는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소추 가능성이 높아지고, 내년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확실한 수권 능력’을 보이고자 경제와 민생을 더욱 강조하고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오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다. ‘탄핵정국’이 시작된 이후 민주당의 메시지 관리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 대표의 강조점도 민생과 경제에 더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탄핵심판에서 파면할지 여부를 따지게 되겠지만 그때부터 사실상 대선 레이스라고 봐야지 않나”라며 “탄핵안이 가결되면 더 경제와 민생 얘기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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