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 해킹에 비트코인 붕괴?…“내가 사면 하락” 9.2만弗대까지 뚝 [투자360]

지난주 낙폭 4개월만에 최대
미 연준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투심 위축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때 10만8000달러 선까지 넘어섰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9만2000달러 대까지 미끄러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11만달러 선을 넘어설 것이란 ‘장밋빛’ 전망과 달리 업계에선 향후 몇 주간 더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23일 오후 3시 8분(미 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12% 내린 9만2523.6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1주일 전인 지난 16일 오후 3시의 10만6637달러에 비해 약 13% 하락한 가격이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지난 일주일간 낙폭은 지난 8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 런던 시간을 기준으로 이날 오전 10시까지 7일간 비트코인 가격이 9.5% 하락했다면서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으로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지코인을 포함한 전반적인 가상자산 시장 지표는 지난 한 주간 약 12% 하락했다.

[EPA]


트럼프 당선 이후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대로 강한 상승세를 탄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사상 최고가인 10만8300달러대를 찍었다. 하지만 다음 날인 18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이른바 ‘매파적’ 발언 이후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연준은 내년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전망치보다 줄여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으며, 파월 의장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과 관련해 “우리(연준)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연준의 이런 발표 내용으로 당일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5%대로 급등했다. 통상 미 국채 금리 상승은 가상자산이나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결과를 낳는다.

지난 19일 10만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비트코인은 20일 9만2000달러 초반대까지 내렸다가 22일 9만9000달러대로 반등했으나, 이후 이틀간 다시 미끄러져 9만2000달러대로 후퇴했다.

가상자산 투자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이런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벨로스 마케츠의 트레이딩 책임자 션 맥널티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기록적인 자금 유출이 일어남에 따라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팰컨엑스의 가상자산 연구 책임자 데이비드 로원트도 “(장기적인) 상승 궤적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불안정한 가격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이 다가오면서 (자금) 유동성이 낮은 환경이 더 큰 (가격)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로이터]


비트와이즈의 연구 책임자 안드레 드라고시는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세 등 거시적인 지표를 고려할 때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앞으로 몇 주 동안 더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비트코인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지속적인 순풍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하락장이) 흥미로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북한 해커들이 거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보안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이탈해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구글이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기를 앞당겼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기존 보안기술을 무력화하는 이 기술이 비트코인을 비롯해 가상자산 해킹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22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랠리가 양자컴퓨팅이란 위험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일(현지시간) 105개의 큐비트(Qubit)를 가진 ‘윌로우’ 칩을 탑재한 양자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년 걸리는 문제를 5분 만에 풀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어렵게 하는 고질적 문제인 오류 정정 기능을 구현했다.

문제는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기존 보안기술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는 지난 2022년 이 같은 해킹이 현실화할 경우 가상자산을 비롯한 금융시장에서 3조달러(약 4354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고 심각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만큼 피해규모는 훨씬 더 커질 우려가 있다.

다만, 다만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암호 해독이 순식간에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측은 “가상화폐에 쓰이는 RSA 암호화 알고리즘을 깨려면 적어도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또 대략 400만개의 큐비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 CNBC 방송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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