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환승시설·청사 개발 등
도시공간혁신 사업 청사진 제시
“마트 의무휴업 완화, 최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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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수 서초구청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청 내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서초구 청사 개발은 처음 가는 길이다. 혁신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서울 서초구는 전성수 구청장이 취임 후 변혁의 시간을 겪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평일 전환을 이끌어내면서 서울뿐 아니라 전국 대형마트 규제 완화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해 AI(인공지능)특구와 관광특구로 동시에 지정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서초구 청사 개발을 초고층으로 추진하고 GTX-C 환승시설을 ‘세상에서 가장 편리한’ 환승센터로 바꾸는 등의 도시 공간 혁신도 진행 중이다. 헤럴드경제는 최근 전 구청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서초구의 청사진을 들여다 봤다.
전성수 구청장이 임기 후반기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은 도시 공간 혁신이다. 그는 서초구의 ‘도시 공간혁신 사업’을 총 3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1단계 GTX-C 환승시설 통합개발 ▷2단계 서초구 청사 개발 ▷3단계 양재역 환승주자창 개발이다. 각 단계가 서로 독립적으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시너지를 내는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하겠다는 것이 전 구청장의 복안이다. 그는 “경기도행 광역버스들이 전부 강남역으로 간다. 양재역에서 미리 분산 시킬 필요가 있다”며 “지하철 3호선, 신분당선, GTX-C 양재정거장, 광역버스환승센터를 도보 5분 이내 거리로 연결하는 환승코어를 조성해 세상에서 가장 편리한 교통환승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도시공간 혁신을 위해 지난 1월에는 ‘공간혁신국’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업무협약(MOU)을 맺은 기관만 10곳이다.
2단계는 서초구청 청사 개발이다. 서초구 청사는 총 42층, 1200% 용적률 정도의 규모로 민관복합시설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청사 부지를 용도·밀도 제한이 없는 구역(화이트존)으로 설정하면서 가능해졌다. 서초구는 현재 서울시와 청사개발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환승주차장 개발이 마지막 단계다. 현재 서초세무서 등이 입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구청장은 “양재역 GTX-C 환승센터 복합개발, 서초구 청사 개발, 양재역 환승주차장 개발까지,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봐야 되는 부분”이라며 “특히 서초구 청사 개발은 처음 가는 길이다. 혁신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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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수 서초구청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청 내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이와 함께 올해에는 ‘민생경제 회복’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전 구청장은 “양재천길·말죽거리·방배카페골목 같은 11개 골목상권에 7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려고 한다”며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서초 사랑 상품권을 발행했다. 적절한 시기 때마다 지역 사랑 상품권을 발행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지정된 양재 AI특구와 고터·세빛 관광특구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7월 준공예정인 강남데이터센터는 데이터센터 외에도 AI특구 운영센터, AI 스타트업 입주 공간이 마련된다. 전 구청장은 특히 AI 기업 입주공간과 관련해 “데이터센터 공간 중 9층 짜리 건물을 통째로 임대해, AI 스타트업이 시세의 70~80% 정도 임대료로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조례를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작업도 상반기 내에 마무리된다. 하반기부터는 AI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펀드도 운영한다.
고터·세빛 관광특구 조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전 구청장은 “올해 고투몰(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공공보행통로로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통합 안내 체계 구축’과 사진명소와 같은 관광거점공간을 만들어 ‘관광특구 거리’를 조성하고, 반포한강공원 진입 지하보도를 리모델링해 원베일리 공공보행로에서 한강공원까지 예술과 함께하는 보행로가 쭉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서초문화벨트 조성에도 힘을 쏟는다. 서초문화벨트는 ▷서리풀악기거리 ▷서리풀음악축제거리 ▷ 아·태사법정의허브 ▷이동식 서재(가출한 서재)로 동네 곳곳을 찾아가는 ‘서초책있는거리’까지 총 5가지 테마로 조성되고 있다. 전 구청장은 특히 ‘아태사법정의 허브’에 대해 “서초역 일대 거리를 걸으며 ‘사법정의’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인프라 조성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서초역 향나무 앞에 상징 공간을 조성하고, 브랜드 로고(BI)가 포함된 사인물을 설치해 외부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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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수 서초구청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청 내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민선 8기 임기 반환점을 돈 전 구청장이 꼽는 가장 큰 성과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완화다. 그는 “서초구가 길을 열고, 동대문구·중구 올해 들어 관악구까지 따라왔다”며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으로 소비자와 대형마트·슈퍼마켓까지 모두 만족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 슈퍼 점주는 대형마트의 가성비 높은 제품 유통망을 공유해 달라 요청했다. 또 기업형 SSM 전환 요건도 완화해달라고 요구했다”며 “협의를 통해 요구조건들이 다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그는 평일 전환을 위해 중소 슈퍼 점주를 40여 차례 만나 설득했다고 했다.
서초구의 규제완화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구청장은 환경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도 이끌어 냈다. 그는 “2023년 당시 환경부 장관이 서초를 방문했을 때 ‘토지 불소 관련기준이 글로벌 기준보다 엄격하다.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반 만에 기준이 완화됐다. 규제 완화로 수백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 구청장은 인터뷰 말미에 ‘구청장으로서 존재 이유’를 강조했다. 그는 “안전이든, 민생 경제든 주민 생활 속의 일상을 살피는 것이 나의 존재 이유다. ‘늘공(늘상 공무원)’으로 30년 일하다가, 4년 동안 쉬었다. 갈 곳이 있고 할 일이 있는 것은 저한테는 큰 보람”이라고 했다. 이어 “구청장은 공직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주민의 삶을 살피는 것이 공직”이라고 강조했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