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관세협상 마무리…연간 경상흑자 1100억 웃돌 전망

슈퍼사이클 반도체가 ‘1등 공신’
한미 관세협상 4분기 긍정효과
올해 흑자규모 예상치 넘을 듯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수출 화물을 싣는 화물비행기 [헤럴드 DB]


9월 130억달러가 넘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반도체 호황이 꼽혔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규모가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승용차와 선박 수출 등의 약진도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도 경상수지는 좋은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수출은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계속되며 순항하고 있고,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우려했던 불확실성 요인마저 사라졌다. 이에 한은은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기존에 예상했던 11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6일 한은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2위의 기록을 세웠다.

경상수지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제1 요인은 반도체다. AI 산업이 발전하며 늘어난 반도체 수요가 몰리면서 수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9월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 규모는 전년 같은 달 대비 22.1% 증가한 16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내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9월까지 누적 수출 규모는 1210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39억달러 대비 16.5% 증가한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에도 46.9% 폭증했는데,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827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결국 경상수지 흑자의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수출이 호황을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용차 등 비정보통신(IT) 부문도 일부 회복하며 경상수지 흑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 승용차(14.0%)·화학공업제품(10.4%)·기계류정밀기기(10.3%) 등의 상승세가 거셌다.

신 국장은 “비IT 품목 중에서도 자동차는 대미 수출이 줄기는 했지만 유럽이나 기타 지역으로 수출 지역 다변화가 이뤄지며 선방하고 있다”며 “선박도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어 비IT 품목에서도 반등의 기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박은 미국과 조선 협력 펀드 등이 언급되고 우리 선박 제조 기술이 고부가가치 기술로 많이 전환돼 있어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동남아(21.9%)·유럽연합(EU·19.3%)·일본(3.2%) 등에서 호조를 보였지만 미국(-1.4%)에서 고전했다. 관세 영향에 따라 미국 수출의 영향이 일부 있었지만 다른 지역 수출로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 모양새다.

경상수지는 4분기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우려됐던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신 국장은 “무역수지 규모가 좀 줄어서 10월 경상수지가 9월에 비해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이는 추석 연휴에 따른 일시적인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이고 11월과 12월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의 기조가 유지되는 부분이 있어서 양호한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동안 불확실했던 한·미 관세 협상이나 미·중 관세 협상 부분이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우려가 완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 경상수지 흑자 수준은 기존 한은이 예상했던 11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신 국장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역대 최대인 1100억달러로 지난 8월 전망해 놓은 상태인데, 상향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호조세가 예상보다 상당히 강하다”고 말했다. 홍태화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