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창설 4년 만에 붕괴 위기…주요 매체 일제히 보도

LIV 골프가 창설 4년 만에 붕괴 위기를 맞았다. 사진은 지난 2월 개막전인 LIV 골프 리야드의 경기 장면. [사진=LIV 골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사우디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가 창설 4년 만에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들은 16일 일제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원 중단 가능성과 경영진의 급박한 움직임을 보도하며 막대한 자금력으로 PGA 투어를 위협했던 LIV 골프가 사실상 종말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그렉 노먼 등 LIV 골프의 핵심 경영진들이 긴급 회의를 위해 뉴욕 맨해튼에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LIV 골프 멕시코를 하루 앞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대회 현장인 차풀테펙 골프클럽에 경영진이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미디어 센터까지 폐쇄된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 회의의 목적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리그의 향후 운명을 결정지을 ‘중대한 발표’를 앞두고 소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앞서 골프 전문 기자인 라이언 프렌치는 자신의 SNS를 통해 “LIV 골프가 가동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파장이 시작됐다.

일부 선수들과 직원들의 급여가 제때 지급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브룩스 켑카와 패트릭 리드 등 핵심 선수들이 이미 PGA 투어로 복귀했다는 점도 리그 붕괴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텔레그래프의 취재에 따르면 선수들이 공식적인 폐쇄 통보를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불안감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선수들 사이에서 들리는 소문은 없지만, 만약 큰 뉴스가 있다면 그것이 (PGA투어와의) 합병 소식이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LIV 골프 측은 스포츠바이블 등 매체를 통해 “긴급 회의 보도는 사실무근이며 지도부는 내일 시작될 멕시코시티 대회를 위해 현지에 있다”고 반박하며 진화에 나선 상태다. 일부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이번 소동이 PGA 투어와의 합병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사우디 측의 고도의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유력 매체들도 LIV 골프의 붕괴설에 힘을 싣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사우디 국부펀드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측이 LIV 골프에 대한 추가 재정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5년까지 누적된 손실액만 약 14억 달러(약 1조 9천억 원)에 달하며 미국 내 평균 시청률이 17만 명 수준에 머무는 등 수익성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결정적 원인이 됐다.

워싱턴 타임즈는 더욱 충격적인 내용을 보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을 근거로 “기존 선수들과의 고액 계약을 파기하고 사업을 정리하려 한다는 에이전트들의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더 이상 골프 리그의 직접 운영보다는 PGA 투어와의 합병 법인에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음을 시사한다.

여러 유력 매체들이 붕괴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멕시코시티 대회 현장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상황들 때문이다. 대회 개막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센터가 운영되지 않았으며 공식 기자회견들이 전력 공급 차단 등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줄줄이 취소됐다.

LIV 골프에 대한 향후 전망중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직접적인 리그 운영보다는 PGA 투어와의 합병 법인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뉴욕 회의가 단순한 폐쇄 결정이 아니라, PGA 투어 및 DP 월드 투어와의 최종 합병안을 확정 짓기 위한 자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곧 있을 멕시코시티 대회의 진행 여부와 이번 주말 사이 발표될 공식 성명이 LIV 골프의 운명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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