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강자’ 유튜브에 넷플릭스·스포티파이도
AI 영상 기술에 힘입어 읽는 오디오북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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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의 이성진 감독과 작곡가 피어니스 오코넬, 제이크 슈라이어 감독이 넷플릭스 공식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넷플릭스 팟캐스트 갈무리]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팟캐스트는 이제 듣는 것만이 아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딜로이트는 지난해 말 발표한 전망 보고서에서 팟캐스트 시장의 변화를 이렇게 정의했다. 과거 귀로만 소비하던 팟캐스트가 이제는 영상과 결합한 ‘비디오 팟캐스트(Vodcast)’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비디오적 요소는 음성만으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청중을 대화에 참여시킨다”며 “비디오 팟캐스트 시청자는 일반 팟캐스트 청취자보다 약 1.5배 많은 콘텐츠를 소비한다”고 짚었다.
오디오 콘텐츠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귀로만 소비하던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은 이제 영상을 보고, 텍스트를 함께 읽고, 이용자가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영상과 팟캐스트가 결합한 비디오 팟캐스트가 대세로 떠오르고, 텍스트와 음성을 결합한 오디오북이 등장하는 등 기업들의 포맷 다각화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오랫동안 팟캐스트 시장을 주도해 온 유튜브에 이어 넷플릭스까지 가세하면서 비디오 팟캐스트 경쟁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오디오북 업계 역시 ‘더 쉽고 편하게 듣는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서비스와 포맷을 선보이며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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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캔버스(AI)를 통해 생성한 오디오 콘텐츠 관련 이미지 |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팟캐스트, 오디오북, 음악 스트리밍 등 주요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향후 연평균 19~2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 소비가 화면 중심에서 오디오로, 다시 시청과 청취를 아우르는 형태로 확장되면서 성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비디오 팟캐스트 시장을 주도해 온 유튜브에 이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까지 성장과 변화의 소용돌이에 뛰어들면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스포티파이가 보유한 인기 비디오 팟캐스트를 자사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는 유통 제휴를 했다. 올해 들어서는 에미상 수상작인 ‘성난 사람들’을 비롯해 킬리언 머피 주연의 ‘피키 블라인더스: 불멸의 남자’, 실사판 ‘원피스’ 등 자사가 선보이고 있는 주요 작품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직접 참여하는 비디오 팟캐스트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넷플릭스가 영화와 드라마를 넘어 오디오까지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로런 스미스 넷플릭스 콘텐츠 라이선싱 및 편성 전략 담당은 스포티파이와의 제휴 당시 “비디오 팟캐스트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인기 프로그램의 완전한 영상 버전을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이용자 모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넷플릭스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한층 더 풍성하고 흥미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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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진행하는 유튜브 팟캐스트 갈무리 |
지난 2020년 비디오 팟캐스트 서비스를 도입한 스포티파이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 초에는 하이브와 손잡고 공식 비디오 팟캐스트 채널 ‘STAN:A’을 통해 지난 4월부터 K-팝 관련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현재는 그룹 엔하이픈이 세계 각국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더 블러드 다이어리(The Blood Diary)’와 음악 프로듀서 히치하이커, 싱어송라이터 최진이 음악 제작 비하인드와 업계 이야기를 나누는 ‘음악의 참견’ 등이 스포티파이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유튜브는 이미 시장 선두주자다. 지난해 2월 영상 팟캐스트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0억 명을 돌파하며 비디오 팟캐스트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오디오 콘텐츠를 자동으로 영상화하는 기능까지 지원하며 창작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애플 역시 올해 자사 팟캐스트 앱에 영상 기능을 추가할 계획을 발표했다.
딜로이트는 “비디오 팟캐스트의 인기가 다른 영상 콘텐츠 플랫폼에도 지속적인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기존 콘텐츠 스트리밍 업체들이 팟캐스트 시장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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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푼 ‘팟노블’ 이미지 [스푼 제공] |
오디오북 시장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용자의 ‘듣는 편의’를 높이기 위한 시도가 새로운 서비스와 독서 경험으로 이어지면서다.
오디오북 중심 독서 플랫폼 윌라는 국내 독서 플랫폼 최초로 AI TTS(인공지능이 텍스트를 사람 목소리처럼 자연스럽게 읽어주는 기술)를 도입해 이용자가 원하는 음성으로 전자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AI 음성 인식 기반 자막 서비스를 선보이며 듣기와 읽기를 동시에 지원하는 독서 경험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KT밀리의서재는 AI 챗봇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발췌독을 하거나 책의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대화형 독서 서비스 ‘AI 독파밍’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도서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수준을 넘어, 오디오에 최적화된 원작 콘텐츠를 선보이는 사례도 등장했다. 오디오 플랫폼 스푼은 지난 2월 오디오 소설 서비스 ‘팟노블(PodNovel)’을 글로벌 출시했다. 팟노블은 청취자가 짧은 자투리 시간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약 10분 분량의 스크립트로 제작되며, 작품 분위기에 맞는 배경음악과 효과음이 함께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짧은 에피소드가 연재 형식으로 이어져 한편의 소설을 완성하는 형식이다.
김형건 스푼 사업부 리드는 “오디오북 시장이 기존 도서를 음성으로 옮기는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면, 팟노블은 오디오에서만 가능한 콘텐츠 경험을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한 서비스”라며 “오디오 전용 스크립트와 10분 단위 시리즈라는 포맷이 기존 오디오북과는 다른 소비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으로 대표되는 음성 콘텐츠는 기존 형식을 고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상·텍스트와 결합하거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AI까지 가세하면서 콘텐츠 업계는 더 넓은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성장을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AI는 창작과 소비 경험의 편의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콘텐츠 생태계와 문화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며 “콘텐츠 생산과 교육, 소비 전반에서 이뤄지는 AI 혁신은 앞으로 우리가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