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 명장도 인정한 소금빵…시간 지나도 부드러운 맛 집중”

일본식 빵 전문 ‘핫코베이커리’ 이진우 셰프
‘고독한 미식가’ 주연 배우 매장 방문에 감격
“드라마 속 일본 ‘조리빵’에 사로잡혀 입문”
매장 오픈 3년만 지상파TV 소금빵 대회 1위
고수분도넛 첫 소개, 신세계百 팝업에서 완판


이진우 ‘핫코베이커리’ 셰프가 매장에서 빵 제조법을 설명하고 있다. [핫코베이커리 제공]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마츠시게 유타카 배우가 매장에 찾아왔어요.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격스러웠죠. 일본식 빵을 만들게 된 계기가 바로 이 드라마였거든요”.

최근 서울 강남구 ‘핫코베이커리’ 매장에서 만난 이진우 셰프는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작년 9월 방문이었는데도 그는 여전히 가슴이 뛴다고 했다. 여자친구인 윤영옥 공동대표와 이 드라마를 보며 일본 빵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조리학과를 나온 이진우 셰프는 “드라마 속 요리와 빵을 접목한 일본 ‘조리빵’에 시선이 사로잡혔다”고 했다.

베이커리 가게에서 일하며 빵 제조법을 배운 그는 2023년 역삼동에 ‘핫코베이커리’를 열었다. 일본식 빵 전문 가게다. 나폴리 스파게티를 빵에 올린 나폴리탄빵이나 타코야끼빵 같은 조리빵을 비롯해 소금빵, 고(高)수분 도넛 등을 판다.

그의 인생을 바꾼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주인공 고로상이 혼자서 다양한 지역 음식을 맛보는 이야기다. 작년 3월에는 영화도 개봉돼 마츠시게 유타카가 홍보차 방한했다. 이 셰프는 “당시 영화 관계자가 빵을 사 갔고, 이를 맛본 마츠시게 배우가 6개월 후 직접 매장에 찾아와 ‘빵이 맛있었다’며 다른 빵들을 샀다”고 말했다.

‘고독한 미식가’ 마츠시게 유타카 배우가 SNS에 올린 ‘핫코베이커리’ 먹물연유빵 [인스타그램]


이후 마츠시게는 ‘먹물 연유빵’을 먹는 영상도 인스타그램에도 올렸다. 그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소개한 국내 빵집은 핫코베이커리가 유일하다. 마츠시게가 진행하는 일본 라디오 방송에서는 맛있는 빵집 3곳으로 일본 빵집 2곳과 ‘핫코베이커리’를 꼽았다.

이 셰프는 대한민국 제과 명장(국가가 제과·제빵 분야 최고 숙련 기술자에게 부여하는 칭호)에게 소금빵 실력도 인정받았다. 지난 4월 SBS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이 국내 최고의 소금빵을 가리기 위해 마련한 ‘빵의 전쟁-소금빵’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안창현, 송영광, 인재홍 명장은 “이것이 진짜 소금빵”, “좋은 기술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매장을 연 지 3년 차에 거둔 성과다.

이 셰프는 “소금빵을 구우면 금세 딱딱하고 질겨진다”며 “시간이 지나도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제조법에 가장 신경 쓴다”고 했다. 매장 내 소금빵은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이다. 크림이 들어간 국내 소금빵과 달리, 원조인 일본의 시오빵 스타일이다.

핫코베이커리는 국내에 고수분도넛을 처음 알린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생도넛’으로 부른다. 이 셰프는 “일본 베이커리 가게를 자주 찾아 시장조사를 한다”며 “작년에는 일본의 유명 도넛가게인 도쿄 ‘33(산주산)’과 협업한 도넛을 선보였다”고 했다. 이어 “당시엔 ‘아임도넛’ 브랜드가 들어오기 전이라 국내엔 고수분도넛 가게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생활의 달인’ 소금빵 대회에서 1위한 소금빵(왼쪽), 고수분도넛(생도넛). [핫코베이커리 제공]


고수분도넛은 이름처럼 수분이 많은 도넛이다. 수분 함량이 높은 브리오슈 반죽을 저온 숙성·발효한 뒤, 고온에서 짧게 튀겨 수분을 가둔다. 기자가 먹어본 맛은 겉은 얇고 바삭하면서 속은 폭신하고 촉촉했다. 기존 도넛과는 전혀 다른 식감이었다. 이 셰프는 “물은 아예 안 들어가고, 버터가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 말차를 넣어 속은 초록빛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 스위트파크에서도 고수분도넛은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제안이 들어와 지난 3월 일주일간 판매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가면서 매일 완판됐다”고 했다.

밀가루는 일본 밀가루 위주로 쓴다. 이 셰프는 “가격이 비싸지만 맛이 다르다”며 “국내서 밀가루가 ㎏당 2만원 후반대인데, 일본 밀가루는 9만원에서 최대 15만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빵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면 재료비가 아깝지 않다”고 했다.

TV 방송과 유명인의 인정을 받은 빵집임에도 앞으로의 계획은 예상만큼 거창하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빵 맛의 유지’였다. 언제 먹어도 손님이 같은 맛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다. 이 셰프는 “TV 방송 후 손님이 몰려와서 많이 바빠졌지만, 외부 상황에 따라 맛이 흔들리지 않도록 ‘일관된 맛’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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