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투표용지 노출 논란…선관위 “고의성 없어 문제 없다”

“기표소 왔다갔다 하며 문의하는 건 문제 없어”
“관리관 투표용지 못 봐…정상적인 유효투표”
국힘 “비밀투표 원칙 훼손…무효표 처리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 중 기표 도장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2026.5.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전투표 용지 노출 논란과 관련해 “공개된 투표지로 볼 수 없으며 정상적인 유효투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2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투표소 전체 공간을 벗어났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기표소에서 나온 뒤 투표관리관에게 절차를 문의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표소 안에서 사전투표 도중 나와 선거사무원을 향해 “동그라미표가 완전하지 않고 반만 찍히면 괜찮느냐”고 물었다. 계속 기표용지를 든 채 “무효가 되지 않느냐. 반밖에 안 찍혀서”라고 말했다. 이에 무효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하자 이 대통령은 다시 기표소로 들어가 투표를 마쳤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투표용지가 공개돼 비밀투표 원칙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공직선거법 167조에 따라 유권자 어느 누구도 투표지를 타인에게 공개할 수 없으며,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표로 처리돼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선관위는 답변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기표용지 노출은 비밀투표 원칙을 훼손한 엄중한 사안으로 대통령은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언론사 카메라 수십대가 돌고 있는데, 멀쩡히 기표된 투표용지를 들고 나와서 보여줬다”며 “선관위 직원이 ‘보여주시면 안된다’고 제지하는데도, 반복적으로 투표용지를 노출시킨 명백한 고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호소이자, 심각한 불법행위”라고 꼬집었다.

다만 선관위는 논란이 된 투표용지 노출 장면에 대해 공개투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기표를 마친 뒤 사전투표관리관에게 문의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를 펼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관리관이 즉시 “보여주면 안 된다”고 제지했고 실제로 투표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누군가 투표 내용을 확인했다면 공개된 투표지로 처리할 수 있겠지만, 당시 관리관이 내용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며 “정상적인 유효투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판례와 선관위 매뉴얼상 공개투표는 자신의 기표 내용을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보여주려는 행위를 의미한다”며 “실수로 용지가 보이거나 떨어뜨린 경우까지 공개투표로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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