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기업집단 정보 단일지표로 집약
순환출자·이사회 독립성 등 종합 평가
올해 말 결과 도출될 듯…활용방안 마련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와 경영행태를 종합 평가하는 ‘기업집단 건전성 지표’ 개발에 착수한다. 흩어져 있는 기업집단 정보를 하나의 지표로 집약해 시장의 감시 기능과 기업의 자율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다.
현재는 내부거래 비중이나 총수일가 지분율 등을 각각 살펴봐야 하지만 향후에는 ‘A사 85점, B사 72점’처럼 기업집단별 건전성 수준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될 전망이다.
정보 제공 기능 강화가 목적이지만 결과 활용 범위에 따라서는 사실상 규제 지표로 인식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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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1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기업집단 건전성 평가 지표개발 및 활용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는 기업집단 건전성 개념 정립부터 평가지표 개발, 활용 방안 마련까지를 목표로 한다.
현재 공시를 통해 총수일가의 경영참여 현황과 내부지분율, 국외계열사 출자, 총수일가 신주 취득 현황 등 다양한 정보가 공개되고 있다. 다만 기업집단 전반의 건전성을 한 번에 포착하기 어렵고 정보공개를 통한 시장압력만으로는 구조·행태 개선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우선 어떤 기업집단을 ‘건전한 기업집단’으로 볼 것인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유구조가 얼마나 분산돼 있는지, 소유와 지배구조가 일치하는지,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 경영이 이뤄지는지 등이 주요 검토 대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건전성을 측정할 수 있는 세부지표 개발에 나선다. 주식분산도, 이사회 내 독립 선임이사 비중, 순환출자 여부, 내부거래 비중, 총수일가 주식 보유 비중 등 다양한 변수들을 활용해 건전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아울러 변수별 가중치를 부여해 기업집단의 건전성을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단일 지표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는 내부거래 비중이나 총수일가 지분율, 순환출자 여부 등을 각각 살펴봐야 하지만 향후에는 기업집단의 건전성을 하나의 지표로 종합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금융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와 기업집단 지배구조 평가 사례 등을 참고해 기업집단 건전성 평가모델을 마련하고 평가 결과를 정책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기업집단 정보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들의 자율적인 구조·행태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기업집단정보분석팀이 출범 이후 처음 추진하는 연구용역이다. 기업집단정보분석팀은 기존 기업집단관리과의 정보공개 기능을 이관받아 출범한 조직으로, 기업집단 관련 정보를 분석·가공해 시장 참여자의 활용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관련 용역은 오는 7월부터 약 5개월간 진행되며 최종보고서는 11월 말 제출될 예정이다. 이후 공정위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표 활용 방안과 제도화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평가 결과가 인센티브나 정책과 연계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새로운 규제 지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평가 항목과 가중치 설정에 따라 기업집단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데다 단순 점수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 경영의 복잡한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집단 정보를 단일한 지표 형태로 보여주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이라며 “정보 제공 기능을 강화하고 시장의 자율 개선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용역 결과는 어디까지나 초안인 만큼 결과가 나오면 실제 활용 가능성과 보완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정책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 추가·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등을 살펴본 뒤 후속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