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코드 95% AI가 작성”…대졸 청년 실업률 3년 만에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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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 중 하나인 예일대 캠퍼스 전경.[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8000개 회사에 지원했지만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뉴욕대 대학원에서 정보시스템을 전공한 드루브 수드(24)가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털어놓은 취업난의 현실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국 명문대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졸업 후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수천 곳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정규직은 물론 인턴십 자리조차 구하지 못했다.
인공지능(AI) 확산이 미국 노동시장을 빠르게 바꾸면서 한때 ‘취업 보증수표’로 불렸던 컴퓨터공학(CS)과 정보기술(IT) 전공자들마저 취업난에 직면하고 있다. 기업들이 AI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면서 신입 채용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수드는 대학원 입학 당시만 해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만 해도 졸업 후 연봉 20만달러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지금은 연봉 12만달러라도 좋고, 솔직히 말하면 어떤 일자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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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 야드에서 열린 제374회 하버드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 |
특히 신입 구직자들이 ‘경력의 덫’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수드는 “예전에는 프로그래밍 언어 하나와 개발 도구 하나만 다뤄도 취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기업이 3~5년 경력을 요구한다”며 “경력이 없어 취업하지 못하고 취업하지 못하니 경력을 쌓을 수도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사례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뉴저지주 러트거스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할람 강(23)은 대학 입학 당시만 해도 “CS를 전공하면 미래가 보장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졸업을 앞둔 시점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2년 동안 500개가 넘는 기업에 지원하고 여러 차례 인턴십도 경험했지만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개발자 대신 기술 영업직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는 “10년 전이나 5년 전이라면 맞는 이야기였겠지만 우리가 졸업할 무렵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도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2~27세 대졸 청년 실업률은 올해 3월 5.6%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 안팎을 유지하던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컴퓨터공학 전공자의 실업률은 7.8%, 컴퓨터과학 전공자는 7.0%로 조사됐다. 이는 대부분의 전공보다 높은 수준이다. 컴퓨터공학보다 실업률이 높은 전공은 인류학 정도에 불과했다.
미국 기업들의 채용 전략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에서 근무하다 최근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요한 애튼(25)은 “불과 1년 사이 회사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메타 내부에서 AI가 작성하는 코드 비중은 지난해 중반 20% 수준이었지만 올해 초 70%로 증가했고 최근에는 95% 수준까지 확대됐다.
애튼은 “기업들은 사람보다 AI 인프라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싶어 한다”며 “과거에는 좋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 빅테크 입사가 어렵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타는 올해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8000명을 감원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는 최대 145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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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에이전트 |
전문가들은 AI가 특히 신입 채용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스티븐 엔리케스 연구원은 “예전에는 10명이 필요했던 업무를 이제는 5명 정도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많은 기업이 AI 도입으로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질 수 있는지 시험하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링크드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페이 잉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데이터 분석가, 마케팅 관리자 등을 AI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직군으로 꼽았다. 그는 “많은 직업에서 필요한 역량의 상당 부분이 향후 변화할 것”이라며 “AI를 활용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감소와 해고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미국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도 청년층 취업난을 키우고 있다.
미국 구인구직 플랫폼 인디드의 로라 울리치는 현재 미국 노동시장을 ‘적게 채용하고 적게 해고하는(low hire, low fire) 시장’으로 규정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미루면서 구직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문 자체가 좁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취업 문이 좁아질수록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 층은 늘고 있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자신의 직업을 ‘창업자(Founder)’로 등록한 이용자는 최근 1년 동안 75% 증가했다. 기업 취업 대신 직접 회사를 세우겠다는 선택이 늘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는 “명문대 졸업장과 컴퓨터공학 전공만으로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던 시대가 끝나고 있다”며 “AI가 단순히 산업 구조를 바꾸는 것을 넘어 미국 노동시장의 진입 경로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