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역대 두번째’ 7조 순매도 폭탄…코스피 8630선 후퇴 [투자360]

환율 1530원 위협에 외국인 이탈 압력 확대

중동 리스크·고금리 부담 겹치며 대형주 약세

‘젠슨 황 효과’ 기대주도 차익 실현 매물

코스닥은 활성화 기대에 기관 매수 유입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30원선을 위협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압력이 커졌다. 중동 긴장 재고조로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가 동시에 오르자 원화 약세 부담이 확대됐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만에 7조원에 가까운 매물을 쏟아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역대 두번째 순매도 충격에 8630선까지 밀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2.08포인트(1.84%) 내린 8639.4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이후 4거래일 만의 하락 전환이다.

이날 증시 하락의 출발점은 환율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을 넘겨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기준으로도 2개월여 만에 1530선을 웃돌았다.

원화 약세가 가팔라지면서 외국인 수급 부담도 커졌다. 실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조988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19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은 66조9050억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10번째로 긴 외국인 연속 순매도 기록이자, 2020년 3월5일~4월16일 30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6년여 만의 최장 기록이다.

특히 이날 외국인 순매도액은 역대 두번째 규모였다. 역대 최대 순매도액은 지난 2월27일 기록한 7조812억원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5조125억원, 1조812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받쳤지만, 외국인 매도 물량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수는 전장보다 177.67포인트(2.02%) 내린 8623.82로 출발했다. 장 초반 한때 8700선을 회복했지만, 환율 급등과 외국인 현물 매도세가 맞물리며 다시 낙폭을 키웠다. 장중 8577.30까지 밀린 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폭을 일부 줄였다.

대외 여건도 원화와 국내 증시에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미 국채금리도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유조선과 게슘섬 통신탑 피격에 대응해 쿠웨이트의 미 공군기지, 바레인의 미 해군 5함대 기지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중동 리스크가 커지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2.4% 오른 배럴당 96.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4.5%선을 웃돌았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점도 금리 부담을 키웠다.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5월 미국 민간기업 고용은 전월보다 12만2000명 늘었다.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더해 브로드컴 시간외 급락, 미국 추가 관세 발표 등 악재가 겹치며 하방 압력을 받았다. 정규장 마감 후 브로드컴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는 평가 속에 시간외 거래에서 13% 급락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에 1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강제노동 생산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와 집행에 실패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치로, 한국은 호주·중국·브라질·일본 등과 함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관세 부담까지 더해지며 수출주와 대형주를 둘러싼 투자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외국인 매도와 환율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직전 거래일 사상 처음 37만원을 넘어섰던 삼성전자는 2.50% 하락해 35만원대로 내려왔다. SK하이닉스도 2.63% 내리며 220만원대로 밀렸다. 원화 약세 자체는 수출주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지만, 이날은 환율 급등이 외국인 자금 이탈과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는 쪽으로 더 크게 반영됐다.

이번 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앞두고 협력 기대감에 올랐던 LG전자(-16.43%), 현대차(-3.98%), NAVER(-4.63%), 두산(-6.15%) 등도 차익 실현 매물에 하락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정부의 시장 활성화 기대와 기관 매수세에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70포인트(2.31%) 오른 1049.73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6.88포인트(0.67%) 오른 1032.91로 출발한 뒤 상승폭을 키웠다. 장중 한때 1065.90까지 오르기도 했다. 금융위원회가 증권사의 코스닥 시장 담당자 등을 불러 시장 현황과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장중 전해지며 정책 기대감이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206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634억원, 302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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