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00% 폭등 이끈 연 3조 배터리 수주…몰려든 소액주주 1만5000명 주가조작 피눈물 [세상&]

검찰, 주범 2명 구속 기소·공범 3명 불구속 기소
허위 공시로 주가 2000원대→2만원 후반 뻥튀기


허위 호재가 이어지면서 알에프세미의 주가는 2000원대 초반에서 최고 2만9450원까지 약 900% 치솟았다. 그러나 유상증자와 배터리 공급 계획 등이 모두 허구로 드러나면서 주가는 다시 2000원대로 폭락했다.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허위공시로 수조원대 2차전지 사업이 추진되는 것처럼 허위 공시를 반복해 주가를 9배 가까이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무자본 M&A 추진…경영권 주식 무상취득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 등 혐의로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세미 전 대표이사 A씨와 현 대표이사 B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공범 3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차관보급 경제관료 출신 금융인이다. B씨는 8년 전 ‘중국발 배터리’ 테마를 앞세운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뒤 중국으로 잠적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주가조작 전력으로 복역 후 출소한 공범 C씨 등과 함께 자금난을 겪던 알에프세미에 접근해 “중국 유력 그룹으로부터 200억원을 투자받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600억원을 추가 조달해 대규모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제안하며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주가조작 일당이 이용한 무자본 M&A 거래 구조 [서울남부지검 제공]


그러나 실제로는 인수 자금조차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강남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100억원 등으로 인수 대금을 마련하는 이른바 ‘무자본 M&A’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자금 100억원을 몰래 인출해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회사 명의로 연대보증까지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와 B씨는 연이율 260%가 넘는 고금리 사채를 갚기 위해 회사 자금을 빼돌릴 계획까지 미리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중국 회사로부터 2차전지를 독점 공급받을 권리를 확보하는 대가라는 명목으로 회사 자금 143억원을 외부로 유출한 뒤, 이를 사채 원리금 106억5000만원과 개인 채무, 자문료 지급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업권은 실제로는 이행되지 않았고 이듬해 전액 손상 처리됐다. 검찰은 B씨가 이 같은 방식으로 당시 시가 약 1100억원에 달하던 경영권 주식 470만주를 사실상 무상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허위 호재·공시 반복…주가 폭락 후 상폐 결정


경영권을 확보한 이들은 곧바로 주가 부양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2차전지를 향후 10년간 최소 5천만개에서 최대 1억개씩 공급받아 전 세계 시장에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했다. 이를 통해 연간 3조∼6조원 규모 사업이 추진되는 것처럼 허위·과장 공시를 냈다.

하지만 해당 중국 공장은 당시 이미 채무 과다와 임금 체불 등으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고, 이후 파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중국 사업가가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도 임박한 것처럼 반복적으로 공시했다. 수사 결과 해당 100억원은 사채업자로부터 단기 차입한 자금이었다.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도 허위로 드러났다.

전환사채 발행 일정이 연기될 때마다 싱가포르·필리핀·미얀마 등 해외 업체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추가 공시를 내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기간 알에프세미의 주가 변동 내역 [서울남부지검 제공]


이 같은 허위 호재가 이어지면서 알에프세미의 주가는 2000원대 초반에서 최고 2만9450원까지 약 900% 치솟았다. 그러나 유상증자와 배터리 공급 계획 등이 모두 허구로 드러나면서 주가는 다시 2000원대로 폭락했다. 결국 알에프세미는 거래정지를 거쳐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고 현재 관련 가처분 소송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약 1만5000명의 소액주주가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피고인들은 주식 매매를 통해 약 13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수백억원 상당의 경영권 주식을 사실상 무상으로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 공시와 허위 호재를 이용한 사기적 부정거래는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중대 범죄”라며 “범죄수익 환수까지 철저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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