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허가 말라” 구청장 바뀐 종로구, 세운4구역 개발 ‘제동’ [서울N]

민주 소속 유찬종 당선인, 인수위에 지시
“‘인허가 강행 시 감사 진행’ 경고도 내려”
오세훈 추진 사업…“‘강북전성시대’와 맥락”
종로구 “가부 결정 시한 24일이었지만 연기”


종묘와 인근 세운4구역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유찬종 서울 종로구청장 당선인이 취임 전까지 모든 인허가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종로구청장직 인수위원회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종로구는 당초 이달 24일까지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 당선인은 11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취임 전까지 모든 인허가 절차를 중단하라고 전달했다”며 “인허가를 강행할 경우 감사에 들어간다는 경고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세운4구역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와 관련해 그는 “마찬가지로 현재 진행중인 인허가 절차가 중단돼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종로구민의 의견과 함께 문화재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돼야 된다. 인허가 문제는 서울시와 다시 협의할 사항”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유 당선인 측과 종로구는 10일 인수위 관련 조직을 꾸렸다. 인수위 정식 출범은 16일로 예정돼 있다. 행정안전부도 선거 다음날인 4일 전국 지자체에 새 당선인 취임 전까지 인사와 인허가를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내려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종묘 맞은편에 최고 높이 142m인 고층 빌딩을 짓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은 건축물 안전영향평가를 통과하면서 종로구의 인가를 앞두고 있다. 외부 평가 기관이 심사하고 이 평가를 서울시 전문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면, 관할 자치구가 이를 토대로 건축 허가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한다.

종로구는 세운 4구역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여부를 이달 24일까지 통보하기로 했지만 구청장 교체라는 변수가 생겼다. 종로구 관계자는 “처리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운4구역은 노후화가 심하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재개발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세운4구역 고도 제한을 종로변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대폭 완화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사업에 반대하며 서울시·종로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은 뒤 사업을 진행하라고 이행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시는 영향평가를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려워진다며 난색을 보여왔다.

이번 건은 6·3 지방선거로 바뀐 정치지형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사업에 제동이 걸린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세운지구 재개발은 ‘강북전성시대’와 맥락이 닿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17명·민주당 8명이던 서울 지역 구청장 수눈 이번 선거로 국민의힘 8명·민주당 17명으로 정확히 반대로 바뀌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정문헌 현 종로구청장은 오 시장이 추진하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다.

앞서 정 구청장은 올해 2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유산청이 명확한 기준이나 적용 범위 없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은 문화유산 보호라는 명분 아래 주민의 삶과 도시의 정상적인 기능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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