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업계 하반기 기상도…뷰티·렌탈 ‘맑음’, 건자재 ‘먹구름’

한국콜마·코스맥스 수출 호조에 실적행진 전망
구독경제 활성화…코웨이 등 해외서도 매출 증가
민간 건설경기 부진 지속…인테리어 감소 악재


한샘의 대구범어점 플래그샵. [한샘 제공]


하반기 중견·중소기업 실적 전망이 업종별로 갈리고 있다. K뷰티 제조자개발생산(ODM)과 렌탈·구독가전은 상반기 호실적을 하반기에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반면 건자재·인테리어 업종은 건설경기 침체 등이 장기화 돼 본격적인 실적 회복까지엔 다소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실적 회복이 가장 두드러지는 업종으로는 K뷰티 ODM과 렌탈·구독가전이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1분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서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다. 수출액은 21억8000만달러로 역대 분기 최고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 수출이 각각 35.1%, 43.7% 늘면서 중국 의존도가 낮아진 점도 달라진 대목이다.

이 흐름은 ODM 업체 실적으로 먼저 확인됐다. 한국콜마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280억원, 영업이익 7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31.6%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다. 별도 기준 국내 법인 매출은 3430억원, 영업이익은 512억원으로 각각 25%, 51% 증가했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지점은 매출 증가보다 수익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콜마의 1분기 실적에 대해 국내 법인의 상위 고객사 주문 증가와 스킨케어 주력 품목 주문 확대가 영업 레버리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국내 법인 영업이익률은 14.9%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제시됐다. 수출 브랜드가 한두 차례 주문에 그치지 않고 반복 발주로 넘어가면 생산 효율이 올라가는 ODM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코스맥스도 하반기 전망이 밝다. 코스맥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820억원, 영업이익 5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9% 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새로 썼다. 한국 법인 매출은 4232억원으로 16.7% 증가했고, 중국 법인도 1947억원으로 19.6% 늘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코스맥스 미국 법인의 수주 증가 흐름이 기대 이상이라며 2분기부터 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유안타증권도 5월 기업설명회 후기에서 미국·중국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현지 인디 브랜드 고객사 비중이 늘고, 중국에서는 상하이·광저우 법인의 고객과 채널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코웨이 롯데 구리 직영점. [코웨이 제공]


렌탈·구독가전은 반복매출 구조가 강점이다. 코웨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297억원, 영업이익 25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3.2%, 영업이익은 18.8% 증가했다. 전체 렌탈 계정은 1173만개로 1년 전보다 10.9% 늘었다. 국내 렌탈 계정은 748만개, 해외 계정은 425만개다.

코웨이 실적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계정 순증이다. 1분기 국내 렌탈 계정 순증은 18만8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81.8% 늘었다. 판매량 자체는 47만1000대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실제 누적 계정이 늘면서 매출 방어력이 커진 셈이다. 해외 법인도 렌탈 업종의 하반기 변수가 됐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은 1분기 4000억원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매출도 각각 29.3%, 14.7% 늘었다.

SK인텔릭스도 비교 대상이다. SK네트웍스는 1분기 연결 매출 1조7434억원, 영업이익 3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102.4% 증가했다. SK인텔릭스 구독 사업 신규 계정 증가와 워커힐 실적 개선이 수익성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회사 측은 설명했다.

건자재·인테리어 업종의 경우엔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4월 건설수주는 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9% 증가했다. 공공수주는 62.3%, 민간수주는 26.6% 늘었다. 그러나 민간 주택·비주택 건축은 정체됐고, 건설기성은 1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1% 감소했다. 수주가 늘어도 착공과 기성, 자재 출하로 이어지는 데엔 다소간 시차가 있다는 의미다.

이 시차는 업체별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147억원, 영업이익 4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549.7%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주택매매 거래 증가와 B2C 물량 회복, 원재료 투입 가격 하락, 데코필름 수출 효과, 감가상각비 감소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분기보고서 기준 LX하우시스의 건축자재 부문 매출 비중은 약 68%다.

KCC는 수익성 부담이 남았다. KCC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6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81억원으로 14.8% 감소했다. 하나증권은 “건자재와 도료 실적은 비교적 견조했으나 실리콘 개선 폭이 더뎠다”고 봤다. 실리콘 원료와 촉매, 운송비 등 비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데 시차가 생긴 점도 부담으로 지목됐다. KCC는 건자재 업종으로 묶이지만 실리콘 매출 비중이 크다.

한샘은 리모델링 소비 회복의 바로미터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994억원, 영업이익은 1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6.4% 늘었다. B2C 리하우스와 홈퍼니싱 매출은 선방했지만, 건설경기 위축으로 B2B 특판 매출이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B2B 매출 감소가 외형에는 부담이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리테일 판매 비중이 높아진 점이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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