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갈리시아주 종단연구서 추가 투여 없이 두 번째 시즌 입원율 55.3%↓
“의료비 절감 확인…영유아 위한 제도적 환경 마련돼야”
![]() |
|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에서 생후 8개월 영아가 RSV 항체주사(베이포투스)를 접종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영유아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예방 항체주사인 ‘베이포투스’가 단 1회 접종만으로도 이듬해 유행 시즌까지 하기도 감염 입원율을 절반 이상 낮춘다는 대규모 장기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도입 이후 첫 유행 시즌 동안 입원 환자를 급감시킨 데 이어 장기적인 예방 효과까지 실증되면서, 영유아 보편 예방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최초로 베이포투스를 국가예방접종(NIP) 체계에 도입한 스페인 갈리시아주 보건당국은 지난 2023년 9월부터 투여 영유아를 대상으로 장기 추적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26년 10월까지 지속되는 이 대규모 종단연구는 첫 번째 RSV 시즌(2023~2024년)부터 두 번째 RSV 시즌(2024~2025년) 종료 시점까지의 감염 및 입원 지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베이포투스를 투여한 영유아 군은 과거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RSV로 인한 하기도 감염 입원율이 첫 번째 시즌에 85.9% 감소했다. 특히 추가적인 항체 투여가 없었던 두 번째 유행 시즌에도 하기도 감염 입원율이 55.3% 감소하는 억제 효과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만삭아의 경우, 단회 투여만으로도 생후 두 번째 시즌까지 지속적인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유의미한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RSV는 2세 이하 영유아의 90% 이상이 감염되는 대표적인 급성 호흡기 바이러스다.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하기도 감염으로 악화될 경우 입원 치료가 필수적이어서 환자 가정에 큰 부담을 지워왔다. 유행 시기마다 어떤 영유아가 중증으로 악화될지 예측하기 불가능해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보편적 예방이 강조된다.
실제 지난해 2월 국내 출시된 베이포투스는 도입 이후 처음 맞은 6개월간의 RSV 유행 시즌 동안 방역 성과를 거뒀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감염병 통계데이터에 따르면 베이포투스 도입 이후 영아 RSV 입원 환자 수는 최고치 기준 전년 대비 약 60% 감소해 국내 방역 현장에서의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됐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 현장에서는 접종 대상 범위와 시기를 명확히 인지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저질환이 없는 만삭아는 유행 시기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태어난 경우 출생 직후 일주일 이내에, 4월에서 9월 사이에 태어난 영아는 유행 시기 직전에 1회 투여받으면 된다. 반면 미숙아나 폐·심장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만 2세 미만의 RSV 고위험군 영유아는 생후 두 번째 RSV 시즌 직전에 추가 접종을 받는 조치가 요구된다.
윤기욱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감염분과 교수는 “RSV는 영유아기 하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치료제가 없어 예방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내외 데이터와 스페인의 장기 연구가 보여주듯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 전략은 의료 비용 절감과 영유아 건강권 확보 측면에서 타당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실증 사례처럼 국내 영유아들이 경제적 장벽 없이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