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다르크 막던 철옹성, 20분 만에 뚫린 이유…별도 출입구 허 찔린 ‘올공 집회’ [세상&]

핸드볼경기장 봉쇄 풀린 긴박했던 하루
국조특위, 경찰 앞세워 경기장 내 진입
문 가로막던 60대 남성 현장 체포
집회 참가자 “수단이 너무 폭력적”


2일 오후 1시께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2번 출입구를 막던 집회 참가자가 경찰에 의해 이동 조치 되는 모습. 이영기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윤승현 수습기자] 2일 오후 1시8분께 27일간 봉쇄됐던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핸드볼경기장의 ‘2-2번 출입구’가 열렸다. 경기장에 투입된 1500명의 경찰력은 경기장을 크게 우회해 진입로를 확보했다. 기동대가 발 빠르게 움직이자 집회 측이 손 쓸 겨를도 없었다. 27일간의 봉쇄가 속수무책으로 뚫리자 집회 참가자들은 분노하거나 망연자실한 반응을 보였다.

경기장 문이 열리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조사위원회(국조특위) 위원과 보좌관 등이 경기장 내부로 진입했다. 국조특위는 약 40분간 경기장 내부에 보관 중인 송파구 관내 투표함을 살펴봤다.

본격 투입 20분 만에 경기장 개방


이날 오전부터 현장의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강제 진입을 막기 위한 채비를 갖췄다. 대한체육회 진입 당시 대치했던 출입구인 2-1 출입구 앞으로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곳엔 올다르크로 불리는 30대 여성도 있었다. 이들은 복면과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문손잡이를 청테이프와 밧줄 등으로 꽁꽁 싸맸다.

40여명의 참가자들이 출입문을 등진 채 “부정선거 재선거”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조특위 위원들의 도착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자 소란도 이어졌다. 일부 유튜버가 집회 측을 조롱하는 구호를 외쳤고 집회 참가자들이 몰려와 욕설을 퍼붓거나 고함을 치는 등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2일 오후 1시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2번 출입구의 셔터가 27일 만에 열리고 있다. 이영기 기자


오전 11시58분께 경기장 내부 현장 조사를 위해 국조특위 위원들이 경기장 인근 주차장에 도착했다. 대화경찰과 형사 등 경찰은 위원들이 탄 버스의 하차지점부터 주차장까지 ‘인간 바리케이드’를 만들었다. 그 사이 기동대는 경기장을 크게 우회해 2-2번 출입구까지 진입로 확보했다.

오후 12시48분께 국조특위 위원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경찰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경찰은 미리 확보한 진입로로 위원들을 인솔했다. 이들은 경기장으로 직접 향하지 않고, 크게 우회해 2-2번 출입구에 도착했다. 당시 문 앞을 지키던 인원들은 10여명이 전부였다. 2-2번 출입구는 다른 출입구에 비해 좁아 집회 측 인원은 2-1번 출입구에 몰려있던 상황이었다.

2일 오후 1시께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2번 출입구를 막던 집회 참가자가 경찰에 의해 이동 조치 되는 모습. 이영기 기자


경찰은 곧 4인 1조를 구성해 문 앞을 막던 참가자의 팔다리를 들어 1명씩 밖으로 이동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몸부림을 치거나 아프다고 고함을 치며 저항하기도 했다.

곧 오후 1시8분께 문 앞을 막던 모든 참가자들이 이동 조치된 것이 확인되자, 경찰은 방해 요소를 제거한 후 출입문 셔터를 들어 올리고, 문을 개방했다.

경찰 철수 후 “당신들이 못 지키지 않았냐” 설전도


경기장 봉쇄가 풀리자 지난 5일부터 줄곧 경기장 주변을 지켰던 집회 참가자들은 분노하거나 망연자실한 반응을 보였다.

경찰이 철수한 직후 2-2번 출입구 앞에 한 참가자가 ‘AWEB(세계선거관리협의회) 특검하라’는 피켓을 붙이자 싸움이 벌어졌다. 다른 참가자들이 몰려와 “여기(2-2번 출입구)는 부정선거만 외치는 곳이니 피켓을 떼라”고 소리쳤다. 이에 “당신들이 이 문을 못 지키지 않았냐”고 되받아치며 참가자 간 책임을 돌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2일 국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현장 조사가 예정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에서 경찰 기동대가 출입구를 막고 있는 물건을 치우며 문을 열고 있다. [연합]


황채양(37) 씨는 “경찰이 너무 많이 투입돼서 당황했다. 권력남용 같다”며 “무슨 포위 수준으로 앞을 다 막지 않았나”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수단이 너무 폭력적이라 배신감을 느꼈다”며 “이번 사태가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방향으로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대 A씨는 “강제로 집행하듯 시민들을 몰아내는 게 말도 안 된다”며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검증한다는 게 신빙성도 없고 의미 있는 해결책인지 모르겠다. 긍정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모(72) 씨는 “방금 국회의원들 들어간 건 흉내만 내는 것”이라며 “야당 주도 특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선관위 국조특위의 잠실 개표소 진입을 위해 ▷대화경찰 100명 ▷형사 200명 ▷기동대 20여개 부대 등 경력 총 1500명을 투입했다. 또 이날 경기장 진입 과정에서 경찰관을 밀치며 폭력을 행사한 60대 남성을 체포해 수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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