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예금 증가 영향…환율 방어에도 외환보유액 오히려 3.7억달러 더 늘었다

6월 말 외환보유액 4273.6억달러
4000억달러 초중반서 등락 거듭해
외화예금 늘자 예치금 9억달러 ‘쑥’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환전소의 모습.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지난달 환율 안정화 조치에도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오히려 3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기대감에 달러 예금 잔액이 늘면서 금융기관이 한은에 맡기는 외화예수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73억6000만달러로 전월(4269억9000만달러)보다 3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 시장안정화 조치에도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 등이 외환보유액 소폭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외환스와프란 국민연금이 한은으로부터 직접 달러를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외환시장에 참여하지 않고도 달러를 구할 수 있어 환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지난달 월평균 원/달러 환율(주간종가 기준)은 1528원으로 외환위기 다음으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5월에 이어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세가 계속된 데다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강달러’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월(1491.3원)보다도 2.5%가량 올랐다.

외환보유액은 올해 들어 4000억달러 초중반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신규 발행 등으로 증가했다가 3월 고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안정화 조치 영향으로 감소했다. 4월에는 운용 수익 증가 등에 다시 크게 늘었다가 5월 다시 줄었는데, 이번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산별로는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이 222억7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9억2000만달러 늘었다.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외화자금에 여유가 있을 때 외화 지급준비금 계좌에 돈을 맡기는데 최근 늘었다”며 “환율 상승 기대에 거주자들의 외화예금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달러화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955억6000만달러로 한달 전(933억2000만달러)보다 22억4000만달러 늘었다.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화 조치 중 하나로 도입한 ‘한시적 외화지준부리’도 예치금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시적 외화지준 부리란 금융기관이 한은에 예치한 외화예금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해 한시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금융기관은 외환지준 부리를 통해 주로 해외에서 운용하던 외화자금을 리스크 대비 안정적인 이자 수익으로 국내에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기관의 단기 외화자금 운용처 확대로 비금융기관과 개인이 해외에서 운용하는 외화예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효과도 있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임시 금통위를 열고 올해 6월을 시한으로 해당 조치를 의결했는데 최근 6개월 더 연장했다.

같은 기간 미국 국채 및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803억4000만달러로 3억3000만달러 줄었다. 이 밖에 IMF(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인 SDR은 1억4000만달러 줄어든 156억4000만달러, IMF 관련 청구권인 IMF포지션은 9000만달러 줄어든 4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5월 말 4270억달러로, 세계 순위에서 싱가포르(4301억달러)에 밀려 전월보다 한계단 내려간 13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 한국은 이탈리아, 프랑스에 밀리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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